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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대모, "공간지능 시대 열린다"…로봇 가사도우미 곧 등장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기사 입력 2025.11.1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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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페이페이 스탠퍼드대 교수 SNS 캡쳐
리페이페이 스탠퍼드대 교수 SNS 캡쳐
AI(인공지능) 딥러닝 혁명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중국계 'AI의 대모'가 다음 AI 혁명은 '언어'가 아닌 '3차원 세계'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발판으로 로봇 스스로 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로봇지능(Embodied Intelligence, 具身知能)' 시대가 열린다는 것. '로봇 가사도우미'가 실제로 등장하는 시점이 머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 교수이자 월드랩스(World Labs)의 공동 창업자인 리페이페이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같은 내용으로 '언어에서 세계로: 공간지능은 AI의 다음 전선(From Words to Worlds: Spatial Intelligence is AI's Next Frontier)'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중국 베이징 출생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리 교수는 대규모 이미지 라벨링 데이터셋을 설계해 딥러닝 붐을 불러일으킨 AI 연구자다. 구글에서 AI·ML(머신러닝) 책임 과학자 및 부사장으로도 활동한 그는 공간지능 AI 개발을 목표로 지난해 월드랩스를 창업했다. 창업 후 약 31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이 투자엔 엔비디아의 벤처 부문 등이 참여했다.

리 교수는 SNS를 통해 "대형언어모델(LLM)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AI는 추상적 데이터 처리에는 뛰어나지만 물리적 세계를 실제로 이해하지 못한 채 어둠 속을 걷는 상태"라며 "3차원 세계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능력인 공간지능이야말로 진정한 기계지능을 실현하는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주차를 하거나 물건을 잡는 일상적 행위뿐 아니라 과학적 발견과 건축 설계, 개인적 서사 구성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공간지능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설명이다.

리 교수는 기계가 이 같은 공간지능을 갖기 위해선 △생성성(Generativity)△멀티모달리티(Multimodality)△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의 세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기하학적, 물리적, 의미적 일관성을 지닌 가상세계를 창조하는 동시에 텍스트, 이미지, 행동 등의 다양한 지시를 이해하고 통합하는 한편, 행동 입력에 따라 세계의 다음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공간지능이 실제 응용 단계에 들어설 경우 우선 영화와 게임, 건축 등 창의적 산업군에서 창작을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된다는게 그의 전망이다. 리 교수는 이와 관련, 그가 창업한 월드랩스에서 3D 환경을 빠르게 생성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로봇 스스로 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로봇지능'이 현실화 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뮬레이션 훈련을 통해 가정이나 연구실에서 인간과 협력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한다는 설명이다. 리 교수는 궁극적으론 공간지능이 인간을 보조해 과학과 의료, 교육 분야에서의 전문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리 교수는 이 같은 공간지능을 통해 인간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AI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목적은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키는 것"이라며 "공간지능을 갖춘 AI의 궁극적 목표는 인류가 당면한 거대한 도전을 함께 해결하며,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기자 사진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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