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엔젤투자리스트 최고위 과정 모집

자율주행차, 뇌는 미국산·눈은 중국산…고부가 시장 뺏긴다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5.10.29 11:3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MT리포트-속도 못내는 K-자율주행③]

[편집자주] 미국과 중국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가속화하며 도로 위에서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기술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규제와 투자 등 복합적인 한계로 인해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까지 왔고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 한국 자율주행이 '악셀'을 밟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현주소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미·중이 선점한 자율주행 핵심 부품 시장/그래픽=김지영
미·중이 선점한 자율주행 핵심 부품 시장/그래픽=김지영
자율주행 기술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를 가능케 하는 장치·부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뇌'와 '눈' 역할을 하는 반도체와 센서 수요가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관련 시장은 대부분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자율주행 반도체 시장도 장악하는 美 빅테크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건 자율주행용 SoC(시스템온칩) 반도체다. 사람처럼 상황을 인지·판단해 제어할 AI를 구동하는 뇌인 셈이다. 자율주행차 1대에 탑재되는 3000개 이상의 반도체 중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자율주행 SoC 시장은 엔비디아, 인텔(모빌아이), 퀄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다. 특히 일반 차량을 자율주행할 수 있게 개조하는 컴퓨터 장치에는 대부분 빅테크 3사의 SoC가 사용된다. 여기에 중국의 허라이즌로보틱스, 화웨이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세부적인 점유율이 공개된 적은 없지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리서치포인트는 5개사의 점유율이 69%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엔비디아 SoC를 사용한다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관계자는 "SoC가 센서에서 취득한 데이터들을 AI를 통해 판단하는 연산을 끊임없이 해야한다"며 "안전사고와 직결된 만큼 성능 안정 및 신뢰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빅테크 기업 말고는 이런 성능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성장세가 빠른 건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AI 개발에 활용하는 도구인 '드라이브 플랫폼'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AI 시장에서 개발도구인 CUDA를 기반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을 독점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현재 30여곳의 완성차 업체·자율주행 개발사가 엔비디아 SoC를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율주행 SoC 반도체가 제어하는 자율주행차 AI/사진=엔비디아
자율주행 SoC 반도체가 제어하는 자율주행차 AI/사진=엔비디아


중국 3사 라이다 점유율 77%…전년 대비 11%P↑


두뇌 시장을 미국이 선점했다면 눈 시장은 중국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주변과의 거리(깊이)를 포함한 3차원 정보를 감지하는 라이다 분야에서 중국의 공세가 거세다. 테슬라 등 일부가 시장 초기 비싼 라이다 가격 때문에 라이다 없이 자율주행하는 기술에 도전했지만 최근엔 라이다 가격이 낮아지면서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자율주행 센서 중 라이다가 가장 주목받는 건 이미 기술·시장 성숙기를 거친 카메라·레이더보다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져서다. 기술시장 분석 전문기관 욜인텔리전스는 라이다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2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2030년 전후로는 라이다 시장이 카메라, 레이더 시장보다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성장 과실을 가져가는 건 중국 기업들이다. 욜인텔리전스는 지난해 전세계 라이다 시장을 허사이(33%), 로보센스(24%), 화웨이(19%) 등 중국 기업 3곳이 과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사의 점유율은 2023년 66%에서 2024년 77%로 1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의 선전은 내수시장과 높은 가격경쟁력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자율주행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이에 맞춰 라이다 업체들도 급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라이다는 이제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경쟁력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서구권에선 자율주행 상용화가 당초 기대보다 지연되자 쿼너지, 이베오 등이 잇달아 파산을 신청했다. 선두주자인 벨로다인, 루미나도 합병을 당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중국의 1위 라이다 제조사 허사이의 라이다 제품. /사진=허사이
중국의 1위 라이다 제조사 허사이의 라이다 제품. /사진=허사이


국내 기업들도 도전장…"첨단 부품 육성·지원 필요"


국내 기업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선 텔레칩스 (13,660원 ▲30 +0.22%), 넥스트칩 (2,765원 ▼80 -2.81%)이 최근 자율주행을 위한 AI 가속 기능을 탑재한 SoC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의 박재홍 대표가 창업한 보스반도체가 텐스토렌트의 NPU(신경망처리장치) IP를 기반으로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모두 수행하는 SoC '이글-N'을 개발해 양산 준비 중이다.

라이다 업계에선 지난해 상장한 스타트업 에스오에스랩 (10,070원 ▼150 -1.47%)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 90%가 로봇, 인프라 등 비(非)차량에서 발생했지만 미중 갈등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단 기대가 나온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보안 이슈로 미국의 중국산 라이다 제재가 강화되고 있어 비중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그밖에 현대차 사내벤처로 시작한 오토엘, 성균관대 교원창업기업 솔리드뷰 등이 자율주행용 라이다를 제조하고 있다.

전체 시장을 놓고 보면 국내 기업들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하다. 업계는 부가가치가 높은 센서와 반도체 시장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부품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센서·반도체 시장으로 가면 존재감이 미미하다"며 "자율주행 시대에 국내 산업계가 주도권을 갖기 위해선 고부가가치 부품의 내재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스반도체  
  • 사업분야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 활용기술스마트카, 첨단반도체
  • 업력***
  • 투자단계***
  • 대표상품***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보스반도체' 기업 주요 기사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