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속에 '암 유발 물질' 있을까? 컴퓨터가 미리 알려준다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4.03.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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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이 되면서 암을 유발하는 암 대사물질을 컴퓨터로 예측하는 방법론을 최초로 개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이 되면서 암을 유발하는 암 대사물질을 컴퓨터로 예측하는 방법론을 최초로 개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암 유발 물질을 컴퓨터로 예측하는 방법론을 최초로 개발했다. 새로운 암세포 기반 암 진단 및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김현욱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서울대병원 고영일, 윤홍석, 정창욱 교수 연구팀과 함께 암 체세포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된 새로운 대사물질과 대사경로를 예측하는 컴퓨터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게놈 바이올로지'에 지난 11일 발표됐다.

암 유발 대사물질은 세포 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이 되면서 암을 유발하는 대사물질을 뜻한다.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며 대사 과정 중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농도로 축적된다. 그 결과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촉진한다. 주요 암 대사물질로는 2-하이드록시글루타레이트(2-hydroxyglutarate), 숙시네이트(succinate), 푸마레이트(fumarate) 등이 있다.

최근 암 유발 대사물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들이 FDA(미국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는 등 주목받고 있지만 이를 대규모 환자 샘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암과 관련된 수많은 유전자 돌연변이들이 밝혀졌지만, 그에 상응하는 암 유발 대사물질은 극소수만 알려진 이유다.

공동연구팀은 세포 대사 정보를 예측할 수 있는 '게놈 수준의 대사 모델'에 국제 암 연구 컨소시엄이 제공하는 암 환자의 전사체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했다. 게놈 수준의 대사 모델은 세포의 전체 대사 네트워크를 다루는 컴퓨터 모델로 세포 내 모든 대사 반응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그 결과 연구팀은 24개 암종에 해당하는 암 환자 1043명에 대한 대사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이를 활용해 4단계로 구성된 컴퓨터 방법론을 개발했다.

1단계에서는 환자마다 다른 대사물질들의 활성도를 예측한다. 2단계에서는 앞서 예측한 대사물질의 활성에 유의미한 차이를 일으킨 유전자 돌연변이와 대사물질을 짝짓는다. 3단계로 접어들면 2단계에서 짝지은 물질을 대상으로 대사경로를 분석한다. 마지막 4단계에선 '유전자-대사물질-대사경로' 조합을 완성해 결과로 도출하는 식이다.

연구를 이끈 김현욱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가 "암 대사 및 암 유발 대사물질 연구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이가령 다나파버 암센터 및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후연구원과 이상미 하버드 의대 박사후연구원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대사경로를 통해 어떻게 세포대사에 변화를 일으키는지 체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최초의 컴퓨터 방법론"이라고 밝혔다.


암 체세포 돌연변이와 연관된 대사물질 및 대사경로를 예측하는 컴퓨터 방법론 모식도/사진=KAIST
암 체세포 돌연변이와 연관된 대사물질 및 대사경로를 예측하는 컴퓨터 방법론 모식도/사진=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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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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