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으로 '우주발사체용 티타늄 고압용기' 만들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06.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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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 등 공동연구팀, 극저온·고압 조건 견디는 우주용 고압용기 개발
3D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대형 티타늄 용기, 극한 환경 시험 첫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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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 완료 직후 티타늄 고압용기 반구/사진=생기연
3D프린팅 완료 직후 티타늄 고압용기 반구/사진=생기연

국내 연구진이 3차원(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대형 티타늄 합금(Ti64) 압력용기가 -196℃ 극저온 환경에서 330bar의 고압을 견디는 데 성공했다. 극한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는 고압용기의 내압 성능을 3D프린팅 구조체로 입증한 것은 세계 첫 사례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케이피항공산업㈜, ㈜에이엠솔루션즈, 한양대학교와 함께 대형 금속 압력용기 개발 및 시험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우주발사체와 위성에 탑재되는 극한환경용 고압 저장용기 제조 기술에 있어 큰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주발사체나 위성에 장착되는 고압용기는 액체연료 및 추진제 저장, 자세 제어용 고압가스 유지 등 주요 임무를 수행하는 핵심 부품이다. 고강도이면서 경량이며, 극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기계적 성능을 유지해야 하기에 티타늄 합금이 주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기존에는 주조 또는 단조 방식으로 티타늄 고압용기를 제작했지만, 대형 제품 생산에는 소재 수급의 어려움, 설계 제약, 장기 납기 등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공동연구팀은 3D프린팅 기반 적층제조 기술을 도입, 맞춤형 생산체계를 구현했다.

생기원 3D프린팅제조혁신센터 이협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 방식의 적층제조 공정을 적용해 직경 640mm, 용량 130L급의 티타늄 합금 고압용기를 제작했다. 이 방식은 금속 와이어를 레이저로 용융해 적층하는 방식으로, 대형 구조물 제작에 적합한 기술이다.

특히 연구팀은 적층 공정 중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품질을 정밀 제어하고, 열변형 및 구조 특성을 반영한 적층 경로 최적화를 통해 우수한 형상 정밀도와 기계적 물성을 확보했다. 이어 두 개의 반구형 부품을 각각 적층 제조한 후, 열처리와 정밀 가공, 용접을 순차적으로 수행해 일체형 고압용기를 완성했다.

내압 성능 검증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했다. 용기 내부에 액체질소를 주입해 -196℃의 극저온 상태를 구현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330bar까지 가압하며 용기의 내압 특성을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변형률 센서, 온도 센서, 영상 시스템 등을 통해 구조 해석 수치와 일치하는 성능 결과가 도출됐으며, 극한 조건에서도 구조물의 신뢰성이 입증됐다.

이협 수석연구원은 "이번 시험을 통해 대형 적층제조 구조물이 극저온과 고압이라는 실제 운용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며 "향후 다양한 우주항공 분야에 적층제조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현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동연구를 바탕으로 반복 가압 시험 등 추가 인증 절차를 거쳐 우주부품으로의 실전 적용 가능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3D프린팅으로 제작 중인 티타늄 고압용기/사진=생기연
3D프린팅으로 제작 중인 티타늄 고압용기/사진=생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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