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강한 스타트업 조직문화 만드는 소통법

박효정 U&R 프로젝트 대표 기사 입력 2023.1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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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전년도에 비해 7.2% 감소한 42%의 스타트업 재직자가 회사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조직문화와 분위기의 한계를 언급한 재직자 비율이 41.9%로 높게 조사됐다. 많은 스타트업이 적절한 조직문화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은 조직 특성상 1대1 면담과 구성원 간 소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최근 듣게 되는 현장의 어려움은 수평적인 문화가 강조되면서 서로를 배려한다는 취지로 최대한 돌려서 말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보다는 비위와 눈치를 맞추기 위해 소통이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피드백이 종종 영양가 없는 말로 변질되곤 한다.

민첩함이 생명력인 스타트업에서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이 이러한 비생산적 소통을 극복하고 성과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실현할 수 있을까. 필자는 구성원 간 서로 눈치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질문, 우려, 취약함까지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스타트업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두 가지 구체적인 소통방법으로 '구체적 감사 표현'과 '진솔하면서 겸손한 피드백 주고받기'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팀 리더와 구성원이 서로에게 구체적인 감사 표현을 하는 것이다.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구성원 간 구체적인 감사 표현이 심리적 안전감을 높여 서로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 문화가 자연스럽게 업무성과로 연결되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리더나 동료 간에 소중한 표현인 "고맙다"와 "감사하다"를 통해 소속감과 편안함이 강화되며, 업무에 높은 몰입도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때 감사의 표현이 구체적일수록 감사의 효과는 더욱 커지는데 막연하게 "수고했다"는 표현보다 언제 어떤 도움을 받아서 감사함을 느꼈는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구체적으로 담는 것이 효과적이다.

두 번째 방법은 진솔하면서도 겸손한 피드백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구성원에게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과 상대의 피드백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을 모두 포괄한다. 실리콘밸리 애플대학에서 '팀장 리더십'을 강의했던 킴 스콧은 "매일 불확실성을 마주하는 스타트업일수록 조직원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한 '극단적 솔직함(Radical Candor)'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녀가 말한 '극단적 솔직함'이란 상대에게 자비도 없이 무조건 솔직하게 대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심리적 안전감이 전제되어 팀원이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도록 상하 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문화가 가능하려면 불편한 피드백을 받을 때 어떤 태도로 받는가가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너의 피드백은 틀렸다'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와 같이 방어적 태도를 취하게 되면 상대는 다음부터 침묵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겸손한 자세로 '피드백을 줘서 감사하다'는 표현을 해보자. 피드백을 제공한 사람은 다음에도 침묵보다 진솔한 피드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기업 간 인재 확보 전쟁 속에서 조직문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감사 표현과 진솔하면서도 겸손한 피드백 주고받기를 통해 심리적안전감을 높여보자.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문화는 업무성과뿐만 아니라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의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 기자 사진 박효정 U&R 프로젝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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