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정해진 미래, 인공지능과 벤처캐피탈의 눈높이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기사 입력 2024.01.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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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사진=이민하 기자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사진=이민하 기자
지난 몇 주간 인공지능(AI) 이슈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AI 회사 오픈AI(Open AI)의 수장 샘 알트먼(Sam Altman)은 지배구조 이슈를 뒤로한 뒤, 화려하게 복귀하자마자 더 강력한 AI 서비스를 공개했다. AI를 둘러싼 이슈는 그 성능이나 위협, 가능성뿐만 아니라 지배구조나 글로벌 규제와 합의에 이르기까지 앞으로도 엄청난 화젯거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혁신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는 AI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빼놓고서는 기술과 혁신에 대해서 논할 수조차 없게 된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AI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현실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자리는 투자 유치·검토를 위한 미팅이나 데모데이 등의 행사다. AI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서는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창업가들의 절박한 대응이기도 하지만 AI로 인해 새로이 창출된 시장에 대한 장밋빛 해석들 또한 만만치 않다. 비즈니스는 기존 시장에 침투하는 것만큼이나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기에, 어떻게 하면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비즈니스 성과를 높이거나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창업가들의 본능이기도 하다.

벤처캐피탈의 투자는 AI로 인해 빠른 발전이 예상되는 분야에 집중될 것이며, 동시에 AI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즈니스들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일 중에 하나가 창업자들의 생존 본능을 일깨우는 것이기에 필자는 종종 AI의 위협을 강조하곤 한다. 특히 콘텐츠나 단순 플랫폼, 커머스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창업자들에게는 가까운 미래에 시장이 사라지거나 비할 수 없이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기후테크나 로보틱스, 바이오, SaaS와 같은 분야는 AI로 비약적으로 발전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아직 시간은 있다. 비즈니스와 시장에서 AI가 가져올 수 있는 위협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그에 대한 대응 전략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시간은 있다. AI를 둘러싼 세 가지 주요 이슈인 환각(Halucination), 저작권(Copy right), 에너지 소비와 환경 영향(Energy consumption) 때문이다. AI 개발자들은 존재하지 않는 정보나 허위 정보를 사실로 인식하는 AI 환각 현상의 원인을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에 사용된 데이터의 저작권 이슈 또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저작권 이슈는 국제 협약이 필요한 만큼 그 시간이 더 소요되리라 보인다. 끝으로 AI를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막대한 에너지를 친환경으로 바꿔내야 하는 과제 또한 남아있다.

이 세 가지 이슈는 AI에 대한 대응 시간을 어느 정도는 확보해 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시간을 활용해 비즈니스의 전환을 모색하는 것이다. 모든 비즈니스가 어떤 식으로든 AI와 연결될 것이며, 이는 기업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AI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공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정해진 미래가 있다면, 인구 소멸과 기후 위기, 그리고 AI 세 가지 일 것이다. 그간 우리가 인구 소멸과 기후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오지 못했다는 것을 주지했다면, AI 마저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AI는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미래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 수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벤처캐피탈리스트들 또한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서서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AI 비즈니스 환경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눈높이가 곧 우리 창업 기업들의 AI 경쟁력을 좌우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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