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릭터·웹툰·드라마·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플랫폼 등 국내 IP(지식재산) 연관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 대부분이 지난 28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콘텐츠 비즈니스 위크'로 몰려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부터 선보인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IP 마켓 2023'을 중심으로 수준 높은 콘퍼런스로 짜여진 '라이선싱 콘', 만화·웹툰 인력교류의 장이 된 '잡 페스타'까지 연계된 이번 행사에선 K-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형 글로벌 슈퍼 IP를 키우고 찾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첫날 기조연설자로는 '헬로키티'의 산리오를 이끌고 있는 츠지 토모쿠니 대표가 나섰다. 그는 내년에 50주년을 맞은 헬로키티의 성공사례와 64년차 산리오의 경영이념 등에 대해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츠지 대표는 "조부인 창업자가 폭력없는 사회를 꿈꾸며 만들었다"는 창업이념을 소개하며 '캐릭터를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는 대를 이은 산리오의 목표를 공유하기도 했다.
웹툰 종주국다운 행사도 눈길을 끌었다. 이우재 케나즈 대표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웹툰에 대해 소개했고, 박진해 디앤씨웹툰비즈본부장이 '나혼자만 레벨업이 나 혼자만 레벨업 하기까지'란 주제로 웹소설 원작이 웹툰으로 제작되고 세계 여러 곳에 수출되면서 팬층을 확보하고 해외 유명 제작사와의 협업을 거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간의 성공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라이브토크에 참여한 이현세 작가도 자신의 대표작 '공포의 외인구단' 등을 재담미디어의 인공지능(AI) 기술력으로 재현·복원하고 학습시키는 과정에 대해 밝혔다. '이현세 AI프로젝트'로 부르는 이 작업에서 AI가 학습을 마치고 고도화되면 이현세 스타일의 새로운 작품을 AI가 창작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AI를 활용한 창작과 관련해선 샘 로턴(Sam Lawton) 감독이 '잠재적 현실을 이끈 프레임 확장'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자신의 작품 '확장된 어린 시절(Expanded Childhood)'을 공개했다. 어린 시절 찍은 사진을 활용해 프레임 너머의 실제 모습을 동영상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AI를 활용한 오디오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 IP를 다수 보유한 가우디오랩의 전상배 CSO(최고전략책임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업간 사업을 주로 해왔지만 향후 기업과 소비자간 사업으로 확장해 일반 소비자도 새로운 오디오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행사 이틀째인 29일 열렸던 'K-콘텐츠×연관산업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도 업계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콘텐츠 기업이 보유한 IP를 소비재 등을 파는 일반 기업과 연결해주는 행사였다. 앞서 문체부·콘진원이 개최한 해외 한류 박람회 부대행사에서 중소업체들이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성사된 성공사례가 계기가 됐다. 대기업 보유 유명 IP가 아니더라도 중소·중견업체들이 서로 상생하는 모델로 충분히 성공가능하단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조현래 콘진원장은 "포켓몬·헬로키티 등 세계적인 슈퍼 콘텐츠 IP는 대부분의 매출과 이익이 콘텐츠 자체가 아니라 굿즈 등 상품을 통한 이종 연관산업에서 나온다"며 IP 활용의 확장성에 주목했다.
전병극 문체부 1차관은 "IP는 콘텐츠 원천이고 문화 산업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K-콘텐츠를 통한 한류 확장성이 중요하단 걸 알고 있고 콘텐츠와 기타 산업이 동반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영세중소기업의 해외 진출과 동반 성장을 다양한 방법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 기자 사진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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