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역소멸 위기, 18개 지방대 연대 플랫폼 '파크스'로 푼다

부산=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3.12.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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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FFG) 벤처비즈니스파트너 야마구치 야스히사 부사장

야마구치 야스히사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FFG) 벤처비즈니스파트너 부사장이 지난달 28일 PNU AVEC에서 진행된  '글로벌 기술사업화 협력 세미나'에 참석, '지역금융지주사와 지역대학 간의 협업을 통한 일본 대학發 벤처창업의 성공 전략 및 현황'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야마구치 야스히사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FFG) 벤처비즈니스파트너 부사장이 지난달 28일 PNU AVEC에서 진행된 '글로벌 기술사업화 협력 세미나'에 참석, '지역금융지주사와 지역대학 간의 협업을 통한 일본 대학發 벤처창업의 성공 전략 및 현황'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큐슈 및 오키나와 지역 대학들의 지속적입 협력 플랫폼인 '파크스'는 스타트업 육성 및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지방 경제를 활성화해 지방을 새롭게 발전·재건하게 될 겁니다."

야마구치 야스히사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FFG) 벤처비즈니스파트너 부사장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야마구치 부사장은 영국 켐브리지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서 일본 정책투자은행(DBJ) 조사역, DBJ 캐피탈 전무이사, 일본VC(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큐슈대학발벤처진흥회 사무국 총괄을 맡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지역산업 구조 변화, 지역대학 경쟁력 하락, 우수 인재 지속적 유출에 따른 지방 침체. 이런 이유로 지역축소·소멸 우려가 커진 일본에선 '파크스'(PARKS, Platform for All Regions of Kyushu & Okinawa for Startup-ecosystem)라는 지역대학 간 기술사업화 협력 컨소시엄이 새 해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파크스는 2007년 4월 설립된 지역금융지주사인 FFG와 큐슈·오키나와 지역에 위치한 큐슈공업대학, 큐슈대학, 류큐대학, 기타큐슈시립대학 등 18개 대학이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지난해 출범한 컨소시엄이다. △교원·학생 창업 활동 지원 프로그램 기획·운영 △앙뜨레 프레너십(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 공동개발·운영 △지역 창업생태계 정비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지원한 갭펀드와 함께 최근 외부 AC(액셀러레이터), VC(벤처캐피탈), 엔젤투자자로부터 약 10억엔(약 87억원) 상당의 기부금을 받아 운영비, 투자자금으로 쓰고 있다.

야마구치 부사장은 파크스 구축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를 지난 28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 위치한 부산대 기술지주 창업 지원·보육 시설인 피엔유에이백(PNU AVEC)에서 만났다.

야마구치 부사장은 FFG 벤처비즈니스파트너를 이끌며 104개 기업 투자를 주도했고, 올해 EV모터재팬(전기차 배터리 관리솔루션), IQPS(인공위성 레이저추적시스템), 카이코(곤충단백질 추출) 등 3곳을 상장시켰다. 지난 5년간 그가 주도해 투자한 스타트업은 약 50개를 넘은 데 그 중 상장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15개가 넘는다.

그에 따르면 대학 교수창업은 공공R&D(연구개발)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다. 파크스는 대학 창업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돕는다.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파크스 소속 대학 간 기술·전문인력 교류를 적극 지원한다. 야마구치 부사장은 "만약 큐슈공업대학 A교수가 바이러스 DNA(유전자) 기술로 창업할 때 함께 일할 세포 연구자들을 대학 내에서 찾지 못했을 때 파크스에 소속된 다른 대학의 전문연구원을 추천해준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야스히사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FFG) 벤처비즈니스파트너 부사장/사진=류준영 기자
야마구치 야스히사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FFG) 벤처비즈니스파트너 부사장/사진=류준영 기자
18개 대학은 교수·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운영한다. 부사장은 "큐슈지역대학 기업가정신 교육 수행 비율은 1%가 안 되는 데 파크스 소속 대학 중심으로 기업가정신 교육을 필수교과목으로 지정하면서 차츰 늘고 있다"며 "연간 1만2000여명의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 교육을 실시해 5년 후 10% 이상 끌어오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가정신 교육을 전담할 교원을 집중 육성하고, 이들과 대학 창업기업 대표, 임직원이 월 1회 이상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주선하고 있다. 교육 참여시 대학 교수에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그는 "매월 2회 정도 모이는 데 처음엔 인센티브 때문에 왔다가도 나중에 자신이 흥미를 느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PoC(기술사전검증)의 경우 A대학에 관련 실험 인프라가 없으면 타 대학에 협조를 구해 진행하는 형태로 추진하는 한편 시장 및 특허조사자료들은 공유하고 있다.

파크스는 또 고급 경영전문가 풀도 운영 중이다. 대학 창업기업이 필요한 COO(최고운영책임자), CSO(최고전략책임자), 특허관리전문가(CIPO) 등 전문인력을 한 주 또는 몇 시간 등 단기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에선 C레벨 임원을 1~2일간 소위 대여해주는 서비스가 초기 스타트업 사이에서 인기다. C레벨 임원을 상시 고용하기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제품서비스 기획 및 가격정책, 투자 및 마케팅·판촉 전략을 짤 때 이들 경험과 노하우, 지식을 얻기 위해 단기간 빌려쓴다.

야마구치 부사장은 "고급 경영전문가 풀을 구축할 때 처음엔 약 300명 정도가 응모했고 이후 기술 전문성, 경험, 교직원과의 원활한 소통 및 관계 지향성 등을 두루 살펴 현재 7명을 뽑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입학생 없어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스타트업 보육센터로 활용하는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야마구치 부사장은 "파크스는 지역 혁신 네트워크 및 생태계를 더 광범위하고 효율적으로 재구조화할 것"이라며 "조만간 OIP(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주식회사를 만들어 파크스 내 18개 대학 산단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최한 최경민 부산대 산학단장 겸 부산대기술지주 사장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지역 대학, 경제단체, 기업, 금융기관 등과 함께 앙뜨레프레너쉽 교육과 멘토링, 갭(Gap) 펀드와 같은 투자를 할 수 있는 파크스와 유사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나아가 큐슈의 스타트업, 기업, 큐슈대학발진흥회와도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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