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백질' 정밀 타격하니..신장암 치료 열쇠 발견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03.0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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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삼성서울병원, 종양 키우는 'CEACAM1' 단백질 발견
CEACAM1 발현하는 '조절 T세포' 제거하자, 항암 반응 극대화

암세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세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표적 단백질을 발견했다. 몸속 종양을 키우는 CEACAM1(시캠1) 단백질만 정밀 타격하는 신(新) 치료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시캠1을 발현하는 조절 T세포를 제거하는 전략을 택했다.

6일 박수형·신의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서성일·강민용 삼성서울병원 교수 연구팀이 이같은 면역항암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의 비밀은 '조절 T세포'에 있다. 조절 T세포는 몸속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한다. 평소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으로 염증과 세포 손상 등을 일으킬 때 이를 억제하고 조절하는 순기능을 담당한다.

다만 조절 T세포는 종양 안에서도 항암제 등의 면역 반응을 저해한다고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수많은 조절 T세포 중 면역 반응을 과도하게 억제하는 조절 T세포를 찾고자 했다. 이를 찾으려면 특정 세포에만 높게 발현하는 단백질을 발굴해야 한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신장암 환자로부터 조직과 혈액을 받아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주요 연구진.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이번 연구에 참여한 주요 연구진.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그 결과, 종양 내 조절 T세포에서만 선택적으로 나타나는 시캠1 단백질을 발견했다. 특히 신장암 환자 몸속에서 시캠1을 발현하는 종양 내 조절 T세포를 제거하자 항암 작용이 월등히 높아졌다. 또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양상이 신장암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종에서 나타나는 사실을 확인했다.

박수형 카이스트 교수는 "종양 내 조절 T세포를 제어하는 치료는 많은 연구자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이를 활용한 치료법은 없다"며 "종양 안에서 시캠1을 발현하는 조절 T세포가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는 사실과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현상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서성일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샘플을 통해 종양 내 조절 T세포 제거 치료의 단서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시캠1 발현이 종양의 성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항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질병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생물학적 지표)로 응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 내용.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 내용.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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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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