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뇌종양과 맞서 싸우는 특정 '대식세포' 찾았다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2.11.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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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169 유전자' 발현하는 몸속 대식세포 발견
이 유전자, 종양 내 '면역 T세포' 유입 증가시켜
동물실험선 포식작용으로 암세포 제거도 확인

암세포가 세포를 공격하는 모식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세포가 세포를 공격하는 모식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악성 뇌종양과 싸우는 특정 대식세포 활동 원리를 규명했다. 대식세포는 몸속에 침투한 병원균이나 암세포 등을 집어삼켜 분해하는 백혈구의 한 유형이다.

4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이흥규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교모세포종 내 대식세포 활동 원리에 관한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교모세포종은 뇌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미국에선 매년 1만명 이상 환자가 발생한다. 교모세포종 환자는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8개월에 불과하며 5년 이상 생존율은 10% 미만이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는 면역치료제 등으로도 호전이 어려운 질환이다.

특히 대식세포는 면역 반응과 동시에 종양 환경에 적응하면 종양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면역 억제성 대식세포의 과도한 유입으로 면역치료제 개발은 한계가 있던 실정이었다. 이처럼 대식세포에 대한 명확한 활동 원리 등이 규명되지 않아 관련 분야 개척이 필요했다.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CD169' 유전자를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많은 환자는 교모세포종을 극복하고, 이들 환자(High)에서 T 세포 면역반응의 지표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CD169' 유전자를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많은 환자는 교모세포종을 극복하고, 이들 환자(High)에서 T 세포 면역반응의 지표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안에서 면역반응에 중요한 대식세포를 찾았다. 이 세포가 면역 T세포까지 활성화해 포식작용으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 국립인간유전체연구소(NHGRI)에서 공개한 교모세포종 환자의 유전자 발현을 비교했다. 그 과정에서 특정 대식세포가 CD169라는 유전자를 발현하는 사실을 포착했다. 결국 CD169는 몸속에서 CXCL10과 같은 케모카인(활성화 작용 단백질)을 증가시켜 T세포의 종양 내 유입을 증가시켰다. 또 CD169는 암세포에 대한 포식작용을 보였다.

동물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교모세포종이 발병한 마우스(실험용 생쥐)는 CD169 단백질을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없으면, 항암 면역 반응이 감소했고 마우스 생존 기간은 줄었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교모세포종에 대한 항암 면역반응에 중요한 대식세포의 마커(CD169)를 발견한 것"이라며 "이들 대식세포가 항암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확인해 면역치료제의 효능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김현진 의과학대학원 박사(연수연구원)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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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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