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로 시작한 스타트업, 갑자기 침대·영양제 판다? 이유있는 '유통'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2.08.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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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기존 IT 서비스와 시너지 낼 수 있는 유통사업으로 밸류체인 확장·구축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고객을 모으고 투자금을 유치하며 어느 정도 성장세를 탄 스타트업은 스케일업(사업확장)을 추진하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려면 시장 개척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기존 고객층을 활용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커머스와 같은 유통 분야로 보폭을 넓힌 스타트업들이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주목된다. 기존 고객 수요를 충족하는 맞춤형 유통사업으로 락인(Lock-in, 고객 이탈방지) 효과를 높이고 이를 발판으로 몸집을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우스텝 "인테리어 밸류체인 전체 디지털전환"



15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인테리어 개별 시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우스텝은 지난해 4월 유치한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금을 바탕으로 같은해 7월 B2B 대상 온라인 인테리어 자재 도매 서비스 '반장창고'를 런칭했다.

인테리어 업체와 시공 반장들은 수기계약과 유선전화에 의존해왔던 아날로그 방식을 탈피해 반장창고를 통해 각종 건축 자재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발주 과정에서 발생하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고 정산·배송까지 원스톱 처리 가능하다.

특히 뚜렷한 기준 없이 결정됐던 도매가격을 각 업체별 규모, 수금 신용도, 사용자재 패턴을 반영한 표준화된 등급으로 관리해 효율적이고 투명한 가격에 판매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승헌 하우스텝 대표는 "업계 종사자들이 효율적인 방식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자재를 공급받는 것을 목표로 반장창고를 출시했다"며 "이번 사업 확장을 기반으로 인테리어 밸류체인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시니어연구소, 실버용품 유통사업 본격화



재가요양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스타트업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지난 5월 일본의 대표적인 실버용품 기업 '프랑스베드'와 계약을 맺고, 요양용 전동침대 2종을 국내 독점 수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실버용품 유통사업을 본격화했다.

프랑스베드는 높은 내구성과 품질로 유명한 브랜드다. 한국시니어연구소가 이번에 수입한 요양용 전동침대 '플로어베드'와 '멀티핏베드'는 전국 요양시설과 고령자를 대상으로 판매 및 대여가 이뤄진다.

플로어베드는 바닥에서 약 11cm의 초저상 높이까지 내려가 낙상 우려가 거의 없다. 멀티핏베드는 신체 사이즈, 질환, 오연(잘못 삼킴) 등 어르신의 상태를 고려해 다양하게 침대 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는 "해외에서 검증된 실버제품을 발굴해 유통판로를 개척함으로써 국내 요양서비스의 수준을 높일 것"이라며 "통합 재가요양 플랫폼으로서 복지용구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린랩스 "식자재 유통시장 디지털전환 선도"



데이터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는 농가들이 스마트팜 솔루션 '팜모닝'을 통해 생산된 작물을 농산물 유통 플랫폼 '신선하이'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축산물 유통기업 '예술소'를 인수하며 판매 제품군을 축산으로 확대했다.

신선하이는 그린랩스가 농민의 작물을 직접 매입해 바이어(매입자)와 연결해주는 게 특징이다. '당일 도매시장 평균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한다. 통상 10단계 정도 거치는 농산물 유통 과정을 디지털 전환해 농민들의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거래의사 결정 시스템'을 통해 전국 농산물 도매시장 가격 데이터를 분석하고 상품별 평균 도매가격을 산출해 적정 판매가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안동현 그린랩스 대표는 "신선하이는 데이터와 AI 기술을 바탕으로 농가와 매수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최고의 거래를 이끌 것"이라며 "농작물 재배에 이어 식자재 유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며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용자들 영양소 챙기는 '건강관리' 분야 스타트업들



이용자들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건기식)에 뛰어든 곳들도 있다. 걸음 수에 따라 보상을 주는 건강관리 앱 '캐시워크' 운영사 넛지헬스케어는 의사가 직접 개발한 식음료를 판매하는 키토제닉 전문 브랜드 '키토선생'을 선보였다.

좋은 습관형성 플랫폼 '챌린저스'를 운영하는 화이트큐브는 지난 4월부터 챌린저스 이용자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맞춤형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도록 돕는 '챌스토어'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했다.

챌스토어는 이용자가 구매한 영양제의 성분정보, 복용 관련 정보, 최적의 복용시간, 복용 시 주의 사항 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화이트큐브는 챌스토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건강검진 센터 설립 등 오프라인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은 병원·약국 검색과 진료예약, 비급여시술 정보 제공(클리닉마켓), 비대면 진료 및 약 배달을 넘어 커머스(굿닥스토어)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굿닥스토어에서는 영양제와 다이어트 식품을 비롯해 마사지기, 운동보조기구 등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마스크 대란이나 진단키트·체온계 품귀 등 건강보건 상황 변화에 대응해 발 빠르게 필요 제품을 확보·공급한다는 특징이 있다.

굿닥은 모바일로 할 수 있는 모든 헬스케어를 아우르는 '건강관리 슈퍼앱'이 된다는 목표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의료서비스를 각각 다른 앱에서 쓰지 않고 하나의 앱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 한 달에 5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 건강앱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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