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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덕후·오락실 키즈…'덕질'로 창업했더니 투자도 잘 받네

김성휘 기자 기사 입력 2025.10.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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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원더페스티벌 2025 코리아에서 코스프레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8.03.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원더페스티벌 2025 코리아에서 코스프레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8.03.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덕후'는 일본어 '오타쿠'(마니아)에서 왔다. 좋아하는 일에 푹 빠지는 것을 '덕질'이라 하는 배경이다.

네이버웹툰을 이끌어온 김준구 대표는 이른바 '덕업일치'(덕질과 직업 일치) 대표사례다. 네이버웹툰은 NAVER (268,750원 ▲15,750 +6.23%)(네이버) 사내벤처로 출발해 2024년 미국 나스닥에 '웹툰엔터테인먼트'라는 사명으로 상장했다. 김 대표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한 나머지 이를 창업과 도전으로 연결한 창업가들이 적잖게 활약하고 있다. 취향이 취미를 넘어 직업이 되면서 시장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님' 된 오락실 키즈…영화 찐덕후의 평점사이트


최주홍 지피유엔 대표/사진=회사 제공
최주홍 지피유엔 대표/사진=회사 제공
'지피유엔'(GPUN)은 서브컬처 게임 개발사다. 서브컬처는 마니아 성향이 강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갖춘 게임을 통칭한다. 회사는 2024년 설립돼 프리시리즈A 단계이지만 리더인 최주홍 대표의 경력은 만만치않다. 그는 어린 시절 '오락실 키즈'때 즐겼던 게임들로 인생 항로를 정한 대표적 '덕후'다.

최 대표는 마리오가 킹콩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하는 내용의 '동키콩'을 접하고 "언젠간 나도 이런 멋진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교 3학년이던 2000년 인디게임 개발팀 '지피유엔'을 결성했다. 맨손으로 시작해 개발한 비행 슈팅 게임 '백설공주'는 인디게임 업계에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최 대표는 이후 엔씨소프트, 시프트업, 데브시스터즈 등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10여개 게임을 론칭한 주역이다. 서브컬처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데스티니 차일드'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리고 지난해 'Game Pride is UNlimited'(게임에 대한 한없는 자부심)라는 뜻의 GPUN을 설립했다.

최 대표가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 테라리움'은 외계 생명체에 맞서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3인칭 슈팅(TPS) 게임. 지난 7월 두번째 쇼케이스를 갖고, 2027년 상반기 글로벌 출시가 목표다. 카카오벤처스, 코나벤처파트너스, 웹젠 (12,560원 ▼190 -1.49%) 등이 총 7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결정했다.
양준영 키노라이츠 대표/사진=회사 제공
양준영 키노라이츠 대표/사진=회사 제공
'로튼토마토'는 영화 등 콘텐츠 리뷰 및 평점으로 글로벌 신뢰도가 높은 이름이다. '한국의 로튼토마토'가 바로 키노라이츠다. 키노라이츠는 콘텐츠 커뮤니티이면서 OTT 통합 랭킹 차트 출시와 맞춤형 큐레이팅 서비스 제공하는 OTT 통합 정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양준영 대표는 어린시절부터 수천 편의 영화를 보고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해온 영화 덕후. 한국에도 로튼토마토처럼 신뢰할 수 있는 리뷰와 평가를 담은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가 나오지 않자, 아예 창업을 결심했다. 마침 생각이 같은 또다른 덕후들이 공동창업자로 합류했다.

키노라이츠는 기존에 여러 포털과 플랫폼에 분산됐던 콘텐츠 정보를 한 데 모았다. 키노라이츠 내에서 영화 추천 여부는 신호등 색깔로 분류한다. 유저들의 평가가 영화 및 콘텐츠 포스터에 표시되고, 각각의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키노라이츠가 자리잡기까지 '덕후'들의 '덕력'(덕질하는 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해 왔다. 창업 초반 아주 희소한 영화까지 자료를 확보하려 2교대 24시간 콘텐츠 데이터를 수집한 걸로 알려졌다. 영화, OTT 오리지널 콘텐츠, 방송사 콘텐츠까지 망라했다.

키노라이츠는 지난해 월간 활성방문자수(MAU)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정도면 키노라이츠를 통해 콘텐츠 흥행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이란 게 업계 평가다. 카카오벤처스, 제트벤처캐피탈 등에서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 등 누적 투자금액은 약 50억원이다.
유효연 테이밍랩 대표/사진=회사 제공
유효연 테이밍랩 대표/사진=회사 제공


시계덕후 서울대생까지…"사랑하는 일 하니 근성 좋아"


테이밍랩은 중고 명품시계 구매부터 감정, 수리까지 거래 전 과정을 돕는 '왓타임'을 운영한다. 시계 마니아 유호연 대표는 서울대 조경학과 22학번 대학생이다. 그는 중학생 시절 시계에 매혹돼 지금까지 200종 이상의 시계를 거래해 온 콜렉터다.

유 대표는 대학 입학후 곧장 창업준비에 뛰어들었다. 서울 종로의 시계 수리 명장에게 수리·감정을 배웠을 정도로 시계에 진심이다. 명품 시계는 희소성 덕에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감정가에 의존하는 점, 개인 간 거래 위주로 정보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시장 확대를 막았다.

테이밍랩과 같은 이른바 버티컬(특정분야) 커머스가 진출하면서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테이밍랩은 2024년 매쉬업벤처스, 카카오벤처스, 서울대창업네트워크 엔젤클럽에서 시드 투자를 받았다. 올해는 500글로벌, 매쉬업벤처스, ZD벤처스에서 프리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유 대표는 현재 대학을 휴학하고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국내 개인 판매자와 일본, 홍콩 등 해외 전문 바이어들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를 확장중이다.
[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원더페스티벌 2025 코리아에서 코스프레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8.03.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원더페스티벌 2025 코리아에서 코스프레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8.03.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이밖에 2022년 설립된 쿠키플레이스는 팬덤을 기반으로 세상 하나뿐인 굿즈를 만들어주는 스타트업이다. 덕질을 사업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쿠키플레이스 초기멤버이던 남선우 공동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의 팬을 뜻하는 '핑크 블러드' 출신이다.

지금은 마이리얼트립에 인수됐지만 '스타트립' 또한 덕후의 창업 성공기로 불린다. 스타트립은 BTS 등 한류스타의 방문지 정보를 알려줘 외국인 한류팬들의 '한류여행' 영역을 개척했다. 이민우 스타트립 창업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사업화하면서 M&A(인수합병)까지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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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게임 덕후가 게임 개발사를 차리고, 영화 덕후가 영화 평점 사이트로 시장의 표준이 되는 일이 벌어진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덕후 창업자'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을 업으로 하니 외부 요인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문제를 풀고 헤쳐나가는 근성에서 특히 유리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사진-머니투데이 DB 2019.09.24.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사진-머니투데이 DB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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