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업팩토리]디지털치료제 스타트업 '하이' 김진우 대표 "진단·치료 시너지, 3세대 치료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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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DTx) 스타트업 하이(HAII)가 개발한 경도 인지장애 치료제 '알츠가드(Alzguard)'의 검사 방식이다. 하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정밀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DTx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알츠가드를 통한 조기 치매 검사 방식 자체는 간단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30여년간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HCI, Human Computer Interaction)' 분야를 연구한 김진우 하이 대표(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의 전문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 대표는 "AI 시스템이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면 더욱 쉽고 편리하게 사람들이 AI 시스템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해 연구해왔다"며 "HCI의 세부 분야인 Human AI Interaction의 의미를 담아 회사 이름을 HAAI로 정했다"고 말했다.

알츠가드는 심박수(HRV, Heart Rate Variability), 눈동자 움직임(Eye Tracker), 목소리(Voice Maker), 인지반응 검사(Keystroke) 등을 통해 치매를 진단한다. 전남 순천시 농협과 진행한 시범사업에서 측정 정확도가 80.8%(240명 대상)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어르신들이 35분 정도면 테스트를 마칠 수 있다. 저사양 스마트폰이어도 상관없다"며 "병원에 가서 피를 뽑는다거나 방사선 동위원소를 마실 필요가 없다. 정밀 의료기기를 구매하지 않아도 인지 능력 저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했다.
하이는 알츠가드의 해외 진출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 '에자이'와 전략적 협약을 맺었다. 에자이는 상용화된 치매약 아두카누맙 개발사다. 협약에 따라 에자이가 알츠가드의 판매와 영업을 하고, 하이는 기술개발과 임상시험에 집중한다.

경도 인지장애 검사를 하면서 바이오마커로 환자 상태를 측정하고 AI 챗봇이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해 인지 훈련을 돕는 방식이다.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진단(1세대)'에서 시작해 '치료(2세대)'를 거쳐 '맞춤 표적 치료(3세대)'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하이의 디지털 표적 치료제는 디지털 바이오마커(DBM)와 AI 에이전트(TAI)로 구성돼 있다"며 "DBM은 심박 변이, 시선추적, 음성신호로 환자의 상태를 측정하고, TAI는 챗봇·보이스봇·하이브리드봇을 통해 환자 상태에 적합한 치료제를 투여한다"고 했다.

지난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됨에 따라 엥자이렉스의 효용성이 더욱 커졌다. 근로복지공단은 엥자이렉스가 선별할 수 있는 6대 정신질환을 산업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산업재해의 경우 붕괴나 매몰, 끼임 사고 등이 매스컴에서 보도되지만 실제로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문제가 약 4배 많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마음 건강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했다.
엥자이렉스의 사용법도 간단하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DBM 앱 '마음검진'을 통해 약 13분 정도 질문에 답하면 된다. 답변이 이뤄지는 동안 DBM은 이용자 미간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변화, 근육의 떨림, 심박 변이도 등을 반영해 결과를 도출한다.
기존 종이 설문에서는 놓칠 수밖에 없었던 이용자의 심리 데이터들이 포함된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사람의 눈에는 잘 안 보이지만 기계의 눈에는 포착된다"며 "향후 시선추적이나 음성신호 등을 적용해 더욱 정확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MI 한국의학연구소 전국 7개 건강검진센터에는 엥자이렉스의 웰니스(비의료용) 버전이 공급되고 있다. 문진표에 나오는 간단한 정신건강 질문이 하이의 마음검진으로 대체된다.
마음검진은 한 해 100만명 정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더욱 많은 이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해 정식 의료기기 버전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HCI 전문성을 접목해 DTx의 효능을 더욱 높이고 노화로 인한 퇴행성 뇌질환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AI의 핵심인 순도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측면에서 HCI 기술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HCI가 디지털 치료제는 물론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노화로 인한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도 아직 할 일이 많다. 이쪽으로도 더욱 특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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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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