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액셀러레이터(AC·창업기획자) MYSC가 지주회사 체제 하에 지역 특화 AC 설립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시도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지 관심이 쏠린다. AC의 비수도권 진출이 활발해지면 정부의 지역창업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국내 창업생태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수도권 쏠림현상도 어느정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독]MYSC, 업계 첫 지주사 전환… 해외·지역 특화 AC 5개 설립' 기사참조)
김정태 MYSC 대표는 28일 지주사 전환 이유에 대해 "물리적으로 수도권에서 지역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현지에 거점을 두고 밀착 지원하기 위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관 협력 중심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유사한 역할 수행을 큰 방향성으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정부 벤처투자·팁스 지역 쿼터제 도입…민간 AC 역할도 주목
MYSC의 '실험'은 정부가 추진 중인 '벤처 4대 강국'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을 통해 국내 벤처·스타트업생태계가 자본과 인재, 인프라 측면에서 서울과 판교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로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벤처·스타트업 가운데 비수도권에 본사를 둔 기업 비중은 33.3%에 그쳤다. 수도권과 지역 간 격차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정부는 수도권 쏠림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스타트업을 위한 벤처투자와 R&D(연구개발) 지원사업에 '지역 쿼터제'를 신설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지난 26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소관 모태펀드 출자로 결성되는 자펀드들에 약정총액의 20% 이상을 지역 스타트업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했다. 모태펀드가 자펀드들에 지역 스타트업 투자를 의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D 지원금 최대 8억원을 지원하는 팁스는 올해 신규 지원으로만 620개사를 모집하면서 50%인 310개사 이상을 지역기업에 우선 할당하기로 했다. 특히 팁스 지원사업은 AC의 추천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지역 기반 AC의 역할이 중요하다. AC는 단순한 투자 기능을 넘어 지역 스타트업을 정부 지원 정책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AC 비수도권 진출이 활성화되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벤처투자, 특히 초기투자 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AC는 국내 창업 생태계에서 초기 투자를 담당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전체 벤처투자액 가운데 업력 3년 이하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17.5%로 2년 전 같은 기간(26.9%) 대비 9.4%포인트 감소했다.
광주 창업지원기관 한 관계자는 "비수도권 창업생태계의 인프라는 모든 면에서 수도권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며 "보육·투자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AC들의 지역 활동이 늘어나면 지역 창업생태계도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MYSC는 직접 '스타트업을 만드는' 벤처스튜디오 제도도 적극 활용해 지역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를 통해 초기 투자를 더욱 앞단으로 가져올 방침이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이미 벤처스튜디오가 일반적인 투자·육성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모더나, 달러쉐이브클럽, 스노우플레이크 등은 벤처투자사가 사업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획하고, 직접 인력을 구성해 성장시킨 사례로 꼽힌다.
김정태 대표는 "지역에도 유망한 스타트업 발굴 기회가 많다"며 "앞으로 민간 투자사로서 정부와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해 각 지역에 숨겨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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