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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전도 정상? 알고보니 부정맥....숨은 질환 찾는 'AI 화타' 떴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1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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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김대혁 딥카디오 대표(인하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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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카디오 공동설립자인자 대표이사인 김대혁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사진=류준영 기자
딥카디오 공동설립자인자 대표이사인 김대혁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사진=류준영 기자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50대 A씨는 AI(인공지능) 기반 심방세동 위험도 검사에서 '하이(High·높음)' 판정을 받았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떨리며 리듬이 흐트러지는 대표적 부정맥이다. 표준 심전도에서는 정상 맥박으로 나타났고 환자도 아무 증상이 없었지만 일주일간 패치형 웨어러블(착용형) 심전도 검사를 진행하자 첫 이틀 동안 심방세동이 실제로 포착됐다.

AI 검사를 권한 김대혁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기존처럼 홀터 검사(24시간 동안 일상생활을 하며 심전도를 기록하는 장치)만 했으면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며 "조기에 발견해 항응고제 치료를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심방세동 위험성도 강조했다. 그는 "심방세동은 뇌졸중 원인의 20~30%를 차지할 만큼 위험한데 발작성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특성 때문에 일반 심전도로는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며 "40세 이상이라면 증상과 상관없이 AI 기반 심전도 스크리닝만으로도 유병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이상철 교수, 최원익 교수, 김대혁 교수, 백용수 교수/사진=딥카디오
(왼쪽부터)이상철 교수, 최원익 교수, 김대혁 교수, 백용수 교수/사진=딥카디오
김 교수는 AI 심장 진단 스타트업 딥카디오의 공동창업자이자 대표이사다. 그는 2020년 인하대병원 심장내과의 백용수 교수,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최원익·이상철 교수와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창업팀은 SCI급 논문 190여편, 국내 특허 40건 이상, 기술이전 17건을 보유한 정상급 연구진으로, 임상 빅데이터와 심전도 데이터를 결합해 심장 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AI 알고리즘 '스마트 ECG'를 개발했다.

스마트 ECG의 강점은 10초짜리 심전도만으로 정상 리듬 속에 숨은 발작성 심방세동 위험을 예측한다는 점이다. 숙련된 전문의조차 정상 심전도에서 발작성 심방세동 가능성을 파악하기 어려운데 스마트 ECG는 대규모 임상 데이터 4만6000건 이상을 학습해 진단 정확도 0.907을 기록했다. 이론적 최대치인 1.0에 근접한 성능을 보여준 것이다.

스마트 ECG는 2023년 임상시험을 통과했고, 2024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딥카디오는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심방세동뿐 아니라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심장기능 저하, 호흡곤란 원인 분석 등으로 스마트 ECG의 용도를 차츰 넓혀나가고 있다.
딥카디오 공동설립자인자 대표이사인 김대혁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스마트 ESG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딥카디오 공동설립자인자 대표이사인 김대혁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스마트 ESG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딥카디오는 '심장 나이'를 예측하는 AI 모델도 개발했다. 50만건 이상의 심장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이 모델은 AI가 산출한 심장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6살 이상 높으면 사망률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2~3배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 교수는 "건보공단 빅데이터 12만명을 추가 분석해도 같은 결과가 나왔고, 실제로 AI 경고 덕분에 조기에 수술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딥카디오는 현재 고려대 안암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인하대병원 등 15개 종합병원과 2개 검진센터에서 스마트 ECG 등의 상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건강검진센터의 월 ECG 촬영 건수는 약 76만건으로, 딥카디오는 이중 10%만 점유해도 연매출 20~30억 원 규모가 가능하다고 본다.

김 교수는 "스마트 ESG를 통해 AI 판독→고위험군 선별→정밀검사 연계라는 새로운 의료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심방세동·뇌졸중·심부전 등 중증 질환의 조기 예측 가능성은 보험·검진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어 향후 보험사·건강검진센터 협력 모델도 확대될 전망이다.

딥카디오는 이런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GE헬스케어와 심전도 장비에 딥카디오의 AI 모델을 결합하는 채널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는 희귀 유전질환 '파브리병' 공동연구 MOU를 체결했다. 파브리병은 노폐물이 분해되지 않아 심장·신장·혈관에 축적되는 희귀 대사질환을 말한다. 딥카디오 이상철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심전도 기반의 AI 진단은 병원 시스템 연동이 필수인데 GE와의 파트너십과 이를 통해 확보하게 될 네트워크는 해외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심전도 하나로 심장의 모든 위험을 읽어내는 세계적 AI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조기 진단을 통해 뇌졸중·심부전·치매 등 심장 기인 질환을 줄여 사회적 의료비 부담을 낮추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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