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결제방식의 표준 격인 QR 결제의 국제화에 속도를 낸다. 외국인의 중국 내 결제와 중국인의 외국 결제 편의 확대가 직접적 목표다. 장기적으론 중국식 결제 경험을 확산시켜 위안화의 국제화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신화=뉴시스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18일 루레이 중국인민은행 부행장이 지난 16일 제14회 중국 지급결제포럼에서 "지급결제협회와 중국은련(차이나유니온페이)을 지도해 '범국경(跨境, 크로스보더) QR코드 통합 게이트웨이'를 구축했으며 7월 말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범국경 QR코드는 해외 방문객들의 중국 내 결제 편의를 위한 외포내용(外包內用, 해외 전자지갑을 중국 내에서 사용)과 중국인들의 해외 결제 편의를 위한 내포외용(內包外用, 중국 전자지갑을 해외에서 사용), 국내외 카드 결제 등을 중국의 표준 결제방식으로 자리잡은 QR코드 결제로 간편히 해결하려는 시도다. 중국은 세계 최대 QR코드 응용 시장으로 글로벌 QR코드 결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은 이 같은 범국경 QR코드 확산을 지난 2년간 추진했고 지난해 거래 규모가 1조6264억위안(약 317조원)으로 전년대비 30.4% 증가하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참여 기관이 늘어나면서 표준 불일치 문제가 불거졌고, 기관 협력 경로가 호환되지 않아 범국경 QR코드의 빠르고 안정적인 확산에 한계가 있었다.
차이신은 루 부행장이 시범운영을 시작했다고 공개한 '범국경 QR코드 통합 게이트웨이'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루 부행장은 "지금 중국 결제 산업은 고속 성장 단계에서 고품질 발전 단계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를 위한 핵심 해법 중 하나가 QR코드 결제 상호연동"이라고 말했다.
범국경 QR코드 통합 게이트웨이는 다양한 국가의 QR코드 결제 시스템을 연결하고 조율, 해석해 적격 기관이 QR코드 결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차이신은 현재 통합 게이트웨이에 시범 참여한 곳은 알리페이, 위챗페이를 비롯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복수의 기관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처럼 범국경 결제 편의를 위한 '고속도로'를 깔아 궁극적으로 위안화 국제화와 글로벌 결제 영향력 확대를 노리려는 포석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루 부행장은 "앞으로 범국경 결제 상호연동을 더 추진해 정부·인프라·시장 주체 간 협력 메커니즘을 강화하고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금융 네트워크 흐름을 더 원활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금융사 자오롄의 둥시먀오 수석연구원은 "통합 게이트웨이는 마치 번역가나 스케줄러 같은 역할을 한다"며 "장기적으로 위안화 국제결제 확대, 국가 간 교역·인적 교류 증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