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기업 샤오미그룹의 전기차 사업이 출범 1년 만에 그룹 전체 매출의 20%에 육박한 실적을 내놨다. 최고경영진은 전기차 사업의 강력한 성장세 덕분에 올해 그룹의 연간 전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애플도 실패한 전기차 사업을 안착시킨 샤오미는 이제 곧 유럽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샤오미 2분기 전기차 사업 현황/그래픽=이지혜20일 샤오미그룹이 공개한 올해 2분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은 2분기 전년대비 30.5% 증가한 1160억위안(약 22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조정 순이익은 108억 위안(약 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4% 증가했다.
2분기 스마트폰과 스마트가전 등 샤오미 주력 사업 대부분이 순항했지만, 중국 산업계의 관심은 전기차 사업의 성적표였다. 출범 2년차에 접어든 전기차 사업은 올해 2분기 206억위안(약 4조원)의 매출을 내며 샤오미그룹 전체 매출 가운데 약 18%를 창출했다. 지난해 9%에서 순식간에 회사 매출의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매출원이 된 셈이다.
2분기 전기차 사업의 매출총이익률(제품을 만들어 판 금액에서 제조원가를 뺀 이익률)은 26.4%였다. 작년 15.4%에서 올해 2분기 26.4%로 대폭 개선됐다. 전기차 사업의 2분기 매출총이익률은 스마트폰 사업(11.5%)을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리엔서는 고가 모델인 'SU7 울트라'의 고객 인도가 늘어나며 전기차 평균 판매단가(ASP)가 지난해 대비 10.9% 상승한 25만3662위안을 기록해 매출총이익률이 약진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출시한 'SU7'의 폭발적 인기에 이어 지난 6월 출시한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YU7'의 예약 역시 폭주해 평균 출고 대기 기간은 1년 이상이란 게 중국 현지 매체들의 전언이다. 초유의 인도 지연 사태가 빚어지자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급하게 차량이 필요하다면 중국에서 생산된 다른 모델을 사는 것도 좋다"며 테슬라 모델Y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차를 선호한다"고 해 테슬라 모델Y의 디자인 변경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 아니냔 해석도 나왔다.
(바르셀로나(스페인)=뉴스1) 민경석 기자 =지난 3월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샤오미 부스 한가운데 '샤오미 SU7울트라' 전기차가 전시돼 있다. 다만 전기차 사업은 2분기 여전히 적자 상태에 머물렀다. 2분기 영업손실은 3억위안으로 전분기 5억위안 대비 적자폭이 줄었다. 매출총이익률이 30%에 육박할 만큼 제조 수익성은 좋지만 아직 설비·인프라·마케팅 등에 투입된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구간에 있는 셈이다. 샤오미는 전기차 사업에 300억위안(약 5조8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상태다. 매출총이익에서 초기 투자에 따른 고정비를 빼면 여전히 적자인 이유다.
하지만 영업적자 상태도 곧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루웨이빙 샤오미 사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속도대로라면 전기차 사업은 하반기에 월 단위, 혹은 분기 단위로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며 "현재 최우선 과제는 손에 쥔 주문을 최대한 빨리 인도하는 것으로 상반기 누적 인도량은 15만7000대였다"고 말했다.
전기차 업계에선 샤오미가 애플도 실패한 전기차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배경으로 중국의 전기차 밸류체인 장악력을 꼽는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배터리의 핵심 소재 양극재, 양극재를 구성하는 광물 등 모든 밸류체인에서 현재 중국 기업들이 세계 1위를 달린다. 무엇보다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샤오미의 '안방 시장'이다.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가전 제품을 개발·제조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 맞춤형 기능을 제공해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한 건 샤오미만의 경쟁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 사업은 착수 1년 만에 샤오미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루웨이빙 사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전기차 사업의 강력한 성장세 덕분에 올해 그룹 연간 전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년 대비 그룹 매출 30% 이상 성장과 전기차 35만대 인도가 올해 샤오미그룹의 핵심 연간 목표다. 이 같은 전기차 사업 자신감을 바탕으로 샤오미는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유럽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루웨이빙 사장은 "샤오미 전기차의 전략적 계획으로 2027년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