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돌다 깨달았죠…늙어가는 대한민국에 무엇이 필요한지"

송지유 기자 기사 입력 2025.07.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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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UP스토리] 박재병 케어닥 대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박재병 케어닥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시니어 분야 1세대 스타트업인 케어닥이 '돌봄의 끝판왕'으로 통하는 시니어 주거(하우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8년 요양시설을 찾아주는 플랫폼으로 출발해 간병인 매칭서비스와 방문요양센터를 선보였고 현재는 공간과 돌봄 서비스를 한 데 묶은 시니어 하우징을 짓고 운영하는 단계로 사업을 키웠다. 만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시니어 하우징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매년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데 공공복지 개념으로 접근하는 정부의 정책 돌봄만으론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결국 다양한 곳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니어 시장에 뛰어드는 민간 기업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어르신 돌봄, 무조건 된다"…원룸보증금 500만원 빼 창업


박재병 케어닥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박재병 케어닥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1989년생인 박 대표는 만 29세 젊은 나이에 케어닥을 설립했다. 10평(33㎡)이 채 안되는 시골 마을 초가집에서 일곱 식구(부모님·누나 4명)가 살아야 했던 어린 시절 가난함이 그를 취업이 아닌 창업으로 이끌었다. '어떻게 하면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을까' 늘 골몰했던 그는 무전여행에서 만난 노숙자, 쪽방촌 봉사활동에서 만난 할머니에게서 답을 찾았다. "돌봄 사업을 하자. 점점 늙어가는 대한민국엔 어르신들의 일상과 건강을 도울 회사가 필요하다."

창업 자금은 원룸 보증금이었던 500만원이 전부였다. 개발자 2명을 힘겹게 구했지만 월급 줄 돈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플랫폼에서 공식 매출이 나오기까지는 창업경진대회를 모두 찾아다니며 상금으로 연명했다. 창업 1년 만인 2019년 1억1000만원의 시드 투자를 받으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같은 해 프리A, 2020년·2021년 시리즈A, 2022년·2023년 시리즈B 등 추가 투자도 받았다.

현재 누적 투자금은 350억원이다. 박 대표는 "투자자들 앞에서 우리 회사가 어떻게 커질 것이라고 홍보하기보다 시니어 시장 전체를 조명했다"며 "이 시장에 어떤 문제가 있고, 우리가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지를 설명했더니 자연스레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하자'는 경영 목표를 세우니 나아갈 방향도 확실했다. 케어닥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하면 언제 어디서든 오프라인(방문요양센터·시니어하우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니 성장 속도도 빨라졌다. 지난해 총 거래액은 820억원, 순매출액은 12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설립 후 지난해까지 6년간 누적 거래액은 1800억원에 달한다. 아직은 적자 기업이지만 손실 규모는 매년 줄고 있다. 직원 수는 80명(본사기준)으로 늘었다.

케어닥 개요/그래픽=이지혜
케어닥 개요/그래픽=이지혜


시니어 주거시장 성장 확신…2~3년 내 IPO 목표


케어닥이 경기 용인시에서 운영중인 '케어홈' 전경/사진제공=케어홈
케어닥이 경기 용인시에서 운영중인 '케어홈' 전경/사진제공=케어홈
최근 케어닥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돌봄을 공간으로 풀어낸 시니어 하우징(케어홈·너싱홈)이다. 현재 경기 시흥·양주·용인 등 수도권에 사업장 4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한다. 연내 3~4곳에 추가로 시니어 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의 조단위 시니어하우징 사업의 한국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사는 시니어 하우징 전문 운영사인 '케어오퍼레이션'을 공동 출범한 상태다.

박 대표는 시니어 주거 시장의 성장을 확신했다. 그는 "내집에 입주 간병인 두고 생활하려면 1인당 최소 700만원이 든다"며 "시니어 하우징에선 400만원 안팎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케어닥 사업만이 아니라 국내 시니어 하우징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작업에도 진심이다. 지난해 3월 시니어타운 표준등급 가이드를 국내 최초로 내놨고, 같은해 9월엔 시니어 하우징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선보였다. 사내에 '시니어 하우징 디자인 연수소'를 설립, 다수 전문가들을 영입한 것도 눈에 띄는 행보다. 최근엔 시니어 산업 전반을 다룬 '실버웨이브'라는 책도 출간했다. 박 대표는 "시니어 산업이 초기 단계이다 보니 표준이 없는 상황"이라며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하지 않고 업계 전반의 가이드가 될 수 있는 기준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케어닥은 현재 시리즈C 투자 라운드를 돌고 있다. 투자 유치 목표는 약 400억원이다. 박 대표는 "추가 투자를 받으면 조직 규모를 키우고 사업 속도를 내는데 쓸 것"이라며 "2~3년 내에 증시 IPO(기업공개)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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