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세계질서, 유럽에 손내민 젠슨 황 "소버린AI 협력"

파리(프랑스)=김성휘 기자 기사 입력 2025.06.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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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테크 2025] 엔비디아 GTC 기조연설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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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엔비디아
"유럽 각국에 AI 생태계를 만들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가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 함께 소버린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황 CEO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소버린 AI는 한 국가가 AI를 개발 생산하는 데 대외 의존을 줄이고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를 사용하는 역량이며 'AI 주권'으로도 불린다.

미국이 주도해 온 세계질서는 미중 무역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보듯 급속히 '각자도생'으로 재편되고 있다. 각국의 AI 등 첨단 기술력이 변화에 대응하는 핵심 경쟁력이 된 가운데 유럽은 더 이상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황 CEO는 마치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여러 나라에 AI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 생존력을 갖추는 데 사활을 거는 유럽에 손을 내민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엔비디아


유럽최대 기술전시 '씬스틸러' 등장


11~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최대 기술전시회 비바테크 2025가 열린 가운데 엔비디아는 올해 처음 비바테크와 연계해 GTC를 열었다. 11일 오전, '파리 엑스포' 전시장의 거대한 반원 형태 행사장 '돔 드 파리'에 검은 가죽재킷을 입은 낯익은 얼굴이 등장하자 관람석을 메운 수천명이 들썩였다.

황 CEO는 "이곳 유럽에서"라는 표현을 여러차례 사용했다. 그는 "어제 나는 영국에 있었다"며 영국과 협력하는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앞서 9일 런던 테크위크 개막행사에서 영국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고 영국 정부도 대규모 AI 투자계획으로 화답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열었다. 객석을 메운 청중들/사진=스카이인텔리전스 제공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열었다. 객석을 메운 청중들/사진=스카이인텔리전스 제공
그는 파리 연설에서는 "세계 각국에 AI 테크놀로지센터를 건립 중"이라며 "영국의 예를 들면 클라우드 제공자,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데이터 서버 등과 함께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 독일, 이탈리아, 이곳 프랑스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프랑스"라는 언급에 청중이 호응하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나중에 마크롱 대통령이 올텐데 AI에 대한 (여러분의) 열정을 보여달라"며 더 많은 박수와 환호를 유도했다.

앞서 프랑스정부와 비바테크 측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날 오후 비바테크 전시장을 방문, 황 CEO와 특별 대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유럽의 오픈AI로 불리는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AI의 아서 멘쉬 CEO가 함께 한다. 황 CEO는 "엔비디아와 미스트랄AI가 AI 클라우드를 함께 개발할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그 얘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전 예고되지 않은 깜짝 일정이다. 황 CEO의 언급과 함께 분석하면, 소버린AI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스정부의 의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이날 기조연설은 엔비디아가 단순한 반도체 기업을 넘어 각국 정부와 손잡고 미래 세계질서 재편에 핵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야심찬 계획을 담은 듯 보였다. 황 CEO는 연설 중 여러차례 준비된 영상을 틀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그중 하나는 유럽에서 증기기관으로 첫 산업혁명이 시작됐다는 내용이다. 유럽이 AI시대라는 제4의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데 엔비디아가 파트너가 되겠다는 뜻을 담은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열었다. 객석을 메운 청중들/사진=스카이인텔리전스 제공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열었다. 객석을 메운 청중들/사진=스카이인텔리전스 제공



디즈니·딥마인드와 협업한 로봇, 무대에 실물 등장


황 CEO는 이밖에 실제 세계의 움직임을 완벽히 재현하는 디지털트윈을 보다 정교하게 구축, 로봇과 스마트공장 등을 마련할 수 있는 '피지컬 AI' 본격화를 강조했다. 지난 1월 자신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기조연설에서 피지컬 AI를 글로벌 화두로 만든지 5개월 만이다. 파리에선 보다 진화한 피지컬 AI 개발 플랫폼과 GPU 등을 공개했다.

또 양자(퀀텀) 기술 상용화가 시기상조라고 봤던 1월과 달리, 여러 난제를 양자-AI 하이브리드 기술로 풀 수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버드대·MIT와 함께 미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NVIDIA 가속 양자연구센터를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설은 한시간 반 가량 열정적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부분엔 어른 허벅지 정도의 키를 가진 이족보행 로봇 블루(Blue)의 영상이 화면에 흐르더니 실제 로봇이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이 로봇은 마치 반려동물처럼 황 CEO의 말을 알아듣고 그가 부탁한 대로 청중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블루'는 엔비디아, 디즈니 리서치, 구글 딥마인드가 공동 개발했다.

GTC 파리는 12일까지, 비바테크 2025는 14일까지 각각 진행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파리 엑스포'에서 자사 GTC(GPU 테크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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