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카카오, 신사업·투자 시계제로

김승한 기자 기사 입력 2023.10.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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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현 대표 구속 이어 김범수도 조사
"최고 결정권자 없이 공격적 투자 힘들어"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23일 서울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23일 서울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에스엠 (81,700원 ▼4,200 -4.89%)(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 (46,050원 ▼400 -0.86%)의 경영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신사업 및 해외진출 등에 당분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곤두박질치는 주가와 실적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의 부재로 카카오의 투자시계가 당분간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날 오전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 센터장이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시세조종 행위를 직접 지시했거나 보고받았는지 등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대형 M&A(인수·합병) 등 사실상 카카오의 굵직한 의사결정은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거친다. 김 센터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지난 19일 구속됐다. 배 대표 역시 회사 내에서 투자의사 결정의 핵심인물로 꼽히기 때문에 이들의 공백은 카카오 미래산업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1·2인자들이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리더십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이 우려된다"며 "사실상 주요 투자나 신사업 결정은 최고결정권자인 이들에 의해 이뤄지다 보니 공백이 장기화하면 카카오 투자시계는 당분간 멈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선 카카오가 에스엠을 인수한 후 당장 추진을 예고한 해외진출부터 차질이 불가피하다. 카카오는 에스엠 인수 후 북미에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진출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해외매출이 주력인 에스엠을 등에 업고 '비욘드 코리아'(2025년까지 해외매출 비중 30% 확대)를 실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배 대표 구속과 김 센터장에 대한 조사로 해외시장 공략을 추진할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매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에스엠을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실현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지만 이번 구설에 휘말리며 당분간 사업이 올스톱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뿐 아니라 카카오뱅크 (23,500원 0.00%) 등 계열사들의 신사업 확장에도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카카오의 자본시장법 위반조사를 이유로 카카오뱅크의 마이데이터(고객신용정보관리업)와 개인 대안신용평가 사업에 대한 허가심사를 보류했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실적도 카카오엔 뼈아픈 대목이다. 실적견인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같은 악재가 지속되면 당분간 반등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는 올들어서만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올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2%, 33.6% 줄었다. 3분기 역시 1316억원(컨센서스)의 영업이익이 전망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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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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