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3000만명 모인 '스레드'…트위터 자리 빼앗을까[인싸IT]

배한님 기자 기사 입력 2023.07.0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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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스레드' 로고(오른쪽) /사진=로이터
메타 '스레드' 로고(오른쪽) /사진=로이터

메타(구 페이스북)가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선보인 텍스트 기반 SNS(소셜네트워크) '스레드(Threads)'가 화제다. 출시 후 단 16시간 만에 3000만명이라는 가입자를 모았고, 24시간 만에 1억개 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일론 머스크 체제의 트위터에 불만을 느낀 이용자들이 몰려든 것으로 풀이된다. 격투기 링 위에 오르기도 전에 마크 저커버그가 일론 머스크에게 한 방 먹인 셈이다. 다만 반짝 인기 끝에 사라진 많은 SNS들과 달리 스레드가 장기간 생존할 것이라 확신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


"쓰면 쓸수록 비슷하네"…트위터 유목민 흡수한 스레드


스레드(왼쪽) 화면과 트위터 화면. /사진=각 앱 갈무리
스레드(왼쪽) 화면과 트위터 화면. /사진=각 앱 갈무리

8일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data.a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레드는 서비스를 출시한 지난 5일(미 동부 현지시간) 기준 총 9개 국가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과 게임 통합 부문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소셜 네트워킹 부문에서는 한국을 포함해 18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는 6일(현지시간) 자신의 스레드에 "오늘 아침 스레드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스레드의 기반이 된 인스타그램이 가입자 100만명을 모으는 데 75일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 속도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아이디만 있다면 곧바로 계정을 만들 수 있고, 프로필 설정까지 연동할 수 있어 가입 편의성이 높다. MAU(월간활성이용자)가 20억명에 달하는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클릭 몇 번으로 스레드를 시작할 수 있다. 팔로워도 그대로 데려올 수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파란 체크 인증을 받은 유명인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곧바로 넘어올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많은 정치인과 유명인들이 스레드 계정을 만들었다.

스레드에 입력할 수 있는 글자 수는 영문 기준 최대 500자로 트위터(무료 버전 영문 기준 280자)의 2배다. 최대 10장의 사진과 최대 5분 길이의 영상도 업로드할 수 있다. 트위터에는 최대 4장의 사진에 2분20초 길이의 영상을 올릴 수 있다. 단, 아직 DM이나 해시태그(#) 기능 등은 사용할 수 없다. 저커버그가 자신의 스레드에 "아직 추가할 많은 기능이 있다"고 밝힌 만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될 전망이다.

스레드의 사용자환경/경험(UX/UI)는 트위터와 닮았다. 최하단에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볼 수 있는 홈, 검색, 글쓰기, 좋아요 등 알림 현황, 내 계정을 볼 수 있는 5개의 버튼을 배치했다. 트위터도 하단에 홈, 검색, 스페이스(음성채팅), 알림, DM을 배치했다. 작성된 글 아래 좋아요, 댓글, 리포스트·인용, 공유하기 버튼이 있는 것도 트위터와 똑같다. 트위터 유저들은 "캡처된 이미지만 보면 스레드인지 트위터인지 한 눈에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트위터가 스레드에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인 이유다.


트위터만의 독특한 생태계, 대체 가능성은 "글쎄…?"



/사진=스래드 앱 갈무리
/사진=스래드 앱 갈무리

아직 스레드가 트위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MAU(월 활성 이용자) 3억6000만명의 트위터는 수많은 SNS의 도전을 물리쳐 왔다. 야카리노 트위터 CEO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서비스는 종종 모방됐지만, 트위터 커뮤니티는 대체될 수 없다"며 트위터리안들이 만든 독특한 생태계를 강조했다.

트위터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실시간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웹·앱 분석 사이트인 시밀러웹에 따르면 트위터의 월 방문자는 지난 6월까지 약 65억명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MAU가 약 6배 많은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수준이다. 글을 쓰고 리트윗을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 하는 사람을 뜻하는 MAU는 적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트위터를 방문해 정보를 얻고 이슈를 확인한다는 의미다. IT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트위터에서 실시간 트렌드 기반의 다양한 관심사가 공유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면 스레드에는 아직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

높은 익명성으로 부담 없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것도 트위터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트위터는 익명의 사람들이 관심사를 중심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은 플랫폼이다. 모르는 사람의 트위터 글에도 '좋아요·리트윗'을 누르는 경우가 많아 빠른 확산이 가능했고, 이를 통해 밈(meme)을 다수 생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레드는 지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인스타그램과 연동되는 만큼, 트위터의 익명성과는 거리가 멀다. 새로운 스레드 계정을 만들고 싶다면 새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만들어야 한다.

마케팅 일을 하는 30대 초반의 윤 모 씨는 "사람들이 스레드는 가볍게 쓰고 싶다면서도 아직 트위터처럼 아무 말을 배설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인스타그램 지인들이랑 연결된 경우가 많아 그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IT업계 관계자는 "트위터가 포털 검색이나 열람 개수 제한 등 계속해서 폐쇄적으로 변해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호기심에 스레드를 이용해 보는 것 같다"면서도 "클럽하우스나 본디, 블루스카이, 마스토돈이 반짝 열풍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스레드가 적재적소에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기능을 내놓으며 열풍을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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