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대출, 국회 첫 관문 넘었다…"SVB 파산, 관계 없다"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3.03.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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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저리로 대출해주는 대신 신주인수권을 받을 수 있는 '벤처대출'(실리콘밸리식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화가 국회 첫 관문을 넘었다. 벤처대출 상품의 원조격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지만 투자한파로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에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1일 중소벤처기업소위원회를 열고 벤처대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벤처투자촉진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벤처대출은 일반 은행과 정책금융기관만 취급할 수 있다. 비상장 벤처·스타트업에게 저리로 대출을 해주는 대신 향후 해당 기업이 후속투자를 유치할 때 대출 당시 미리 정한 기업가치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신주인수권 규모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출금의 10% 이하에서 고시하도록 규정했다..

벤처대출의 제도화는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 시작해 지난해 윤석열 정부에서도 도입 의사를 밝혀온 정책이다. 중기부는 지난해 11월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방안'을 통해 벤처대출 도입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벤처대출 상품을 주도적으로 운영해온 SVB가 파산하면서 업계에서는 제도화가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벤처대출은 스타트업이 후속투자를 유치해야 대출금을 상환하고 약속한 지분을 받는 등 회수가 가능한데 투자혹한기에는 이런 순환이 어려워진다는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이유다.

국회 논의과정에서도 일부 위원들이 이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중기부는 SVB 파산에 벤처대출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자체 분석 결과 등을 전달했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SVB의 대출 포트폴리오 중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대출은 23.5%로 벤처캐피탈이나 프라이빗에쿼티(PE) 등 투자회사 대출(55.6%)의 절반에 그쳤다. 대출상품보다는 보유채권의 손실이 파산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스타트업이 스케일업 과정에서 느끼는 자금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기법이 필요하다는 데 여야 모두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자위 관계자는 "여야 모두 제도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별다른 법안은 이견 없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소위에서는 벤처투자조합이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한 벤처투자촉진법 개정안(최형두·강훈식 의원 각각 발의)도 함께 가결됐다. 벤처펀드가 투자목적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설립해 자금을 차입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뒤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 절차를 거쳐 시행된다. 소위에서 여야 이견이 없었던 만큼 이후 국회 의결 절차도 큰 문제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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