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투자 혹한기' 스타트업·벤처캐피탈의 생존전략

안희철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기사 입력 2023.03.06 08:32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안희철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안희철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서울은 2020년에 20위, 2021년에는 16위, 2022년에는 10위였다. 어떤 순위일까? 글로벌 창업 분석기관인 '스타트업 지놈'이 발표한 전세계 창업생태계 순위이다. 매년 실리콘밸리 같은 도시를 만들자고 외쳐 왔는데 이젠 서울이 세계 어떤 도시 못지않은 혁신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위기 속에 한국 역시 투자 혹한기를 피해 갈 수는 없었고 투자 혹한기는 2024년까지 계속해서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다. 투자 혹한기에서는 스타트업의 옥석이 쉽게 가려지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오히려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을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자도 잘 알고 있지만, 투자 혹한기라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 투자가 위축된 건 사실이다.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서로 공생 관계 속에서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이 시기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 2022년 중순까지 지난 몇 년간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양적으로 성장했다면, 이젠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 옥석을 가리고 질적으로 살아남은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 내야 한다.

스타트업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스타트업 간에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통한 인수합병을 활발히 해 더 큰 혁신과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기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주로 해왔던 것과 같이 단순히 금전을 통한 투자나 지분 인수, 지분 매각(EXIT)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투자 자금이 부족한 투자 혹한기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포괄적 주식 교환 등 보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해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투자자는 스타트업을 단순히 재무적 투자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기보다 함께 혁신을 만들어 가는 동반자이자 액셀러레이터로서 인적, 물적 지원을 최대한 해야 한다. 투자 혹한기 속에서 스타트업은 하락한 기업가치로 후속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스타트업은 불가피하게 전환가격 조정이라는 상황에 직면한다. 후속 투자 시 기존 인수대금보다 낮은 단가로 신주를 발행하게 되면 기존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지불해 주식을 인수한 것이 되므로, 이를 보정하기 위해서 전환가격 및 비율을 조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과도한 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 창업자의 지분이 크게 희석돼 경영권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투자자는 적절한 수준의 전환가격 및 비율 조정이 이루어져 창업자가 합리적 수준에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투자 혹한기인 2023년,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다. 이럴 때일수록 스타트업과 투자자는 함께 질적 성장과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위한 냉정과 열정 사이 속 생존 전략이 아닐까.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 기자 사진 안희철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