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리스크'로 대기업도 엄두 못낸 축산부산물, 스타트업이 뚫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12.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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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청년기업가대회 결선]'축산 부산물 제조 플랫폼' 푸코스클린팩토리 정재훈 대표

정재훈 푸코스클린팩토리 대표가 1일 서울창업허브 대강당에서 열린 제11회 청년기업가대회 결선에서 피칭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정재훈 푸코스클린팩토리 대표가 1일 서울창업허브 대강당에서 열린 제11회 청년기업가대회 결선에서 피칭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소·돼지 곱창 및 막창 등 부산물은 과거 5년 전만 해도 그저 값싼 안주로 취급 받았지만, 이제는 MZ세대(20~30대)를 대표하는 푸드 트렌드가 됐습니다."

정재훈 푸코스클린팩토리 대표는 1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 대강당에서 열린 제11회 청년기업가대회 결선에서 "식탁에서 축산 부산물이 가지는 위상이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 같이 말했다. 푸코스클린팩토리는 축산 부산물 전문 제조기업이다.

청년기업가대회는 한국기업가정신재단과 패스파인더H·KB인베스트먼트·한국가치투자·엔슬파트너스·씨엔티테크가 주최하고,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농업정책보험금융원·AC패스파인더가 주관한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경진대회다.

정 대표가 이날 발표에 인용한 국립축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국내 총 축산물 생산량은 27조7000억원으로 이중 소·돼지 부산물 생산량이 약 6.3조원에 이른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고급 부위로 소개되면서 매년 소비·생산량이 늘고 있다. 또 같은 해 총 축산물 수입의 14.5%(연간 20.7만톤)가 소·돼지 부산물이 차지한 만큼 축산 부산물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 대표는 "작년 기준 배달의민족 야식 순위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축산 부산물이 차지했다. 축산 부산물이 유튜브, 인스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젊은 세대들에게는 오히려 비싼 음식, 고급 부위로 인식이 되고 있고, 축산 부산물 전문 식당들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규모에 비해 축산 부산물을 전문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시설은 국내에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그는 "대한민국 전체 축산물 가공업체 1만1700여개 중 부산물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제조시설은 0.1%인 단 34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왜 일까? 그 이유는 '이물질 리스크' 때문이다. 이물질이 한번 나오면 온라인 등을 통해 빠르게 알려지고 기업 이미지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정대표는 2019년 푸코스를 설립한 후 한 번도 이 물질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하우는 약 8개월간(2021년 8월~2022년 4월) 개발한 '고압스팀터널을 활용한 축산부산물 제조공법'에 있다. 기존엔 원통에 부산물 넣고 끊는 물에 35분간 담근 후 빼내는 방식이었다면, 푸코스는 부산물을 고압스팀터널에 10분간 통과시키는 방식을 썼다.

그는 "기존 방식의 경우 단순히 삶는 시간만 조절하면 돼 가공이 쉬운 것이 장점이지만, 매번 큰통에 물을 채우고 흘리는 과정을 반복해야 해서 작업 시간이 매우 오래 걸렸다"면서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업체들이 물을 교체하지 않고 같은 물에 반복해 제품을 삼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잡내나 이물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반면, 고압스팀터널 제조법은 물을 끓이거나 채우는 시간이 따로 없어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기존 방식 대비 약 1.7배 정도 많은 양을 생산한다. 또 고압스팀열기로 기존 방식 대비 잡내나 미생물이 현저히 감소함을 실증했다. 정 대표는 "고압스팀과정을 통해 식중독 유발 세균 등을 완전히 사멸시키는 것을 확인했고, 이 과정의 기술을 특허로 출원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푸코스는 올해 3월 축산 부산물 제조시설로는 최초로 ''Smart-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를 받았다. 또 공장 가동 3개월만에 프레시지,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테이스티나인 등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업계 1위 대한곱창 등 유명프랜차이즈와 이(e)커머스 등과도 공급계약을 맺었다.

푸코스는 최근 제조공장 확충으로 다수의 프랜차이즈, 식품사, 커머스 기업 등에 ODM 제품 제작·공급을 진행중이다. 정 대표는 "푸코스의 작년 매출 46억원 중 업소용 제품이 85%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축산 부산물 시장의 단 1%만 차지하는 것으로 아직 99%의 무궁무진한 시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비율이 10%, 20%만 올라가더라도 연매출이 400억원 800억원에 달할 만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대표는 "내년부터 B2C와 ODM 등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쳐 내년 매출 110억원, 오는 2027년까지 5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계획"이라면서 "식품업계에서 가장 까다로워하는 축산 부산물이라는 카테고리에서 핵심 플레이가 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청년기업가대회 결선에선 최종 우승 2개팀을 뽑는다. 우승팀은 한국기업가정신재단으로부터 최대 5000만원의 투자를 받게 된다. 또 결선 진출 8개팀은 패스파인더H·KB인베스트먼트·한국가치투자·엔슬파트너스·씨엔티테크·AC패스파인더에서 별도 투자도 받을 수 있다. 패스파인더H는 최대 15억원, KB인베스트먼트·한국가치투자는 각각 최대 10억원, 엔슬파트너스·씨엔티테크는 각각 최대 2억원, AC패스파인더는 최대 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결선팀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에그·푸드테크 분야 1개팀을 선정, 농식품 모태펀드 운용사인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특별상과 상금 100만원을 수여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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