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 그 후…위기 막는 스타트업 '안전' 기술들 뜬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2.1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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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화재 감지·예방 및 냉각 솔루션에 대한 관심 높아져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지난달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로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데이터 서버를 운영하는 기업들에서는 화재 감지·예방 및 냉각 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높아졌다.

25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사태 이후 '안전 문제 해소'에 집중해 사업모델을 만든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규모도 자본도 넉넉지 않지만 자신들의 기술력으로 안전을 지키겠다는 사업 목표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친환경 냉각기술 스타트업 데이터빈은 최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으로부터 데이터센터 침지냉각 시스템 '스마트박스(SmartBox)'의 K마크 인증을 획득했다.

침지냉각이란 비전도성 액체가 담긴 기기 안에 서버를 넣어 냉각시키는 방식이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네트워크 등 IT 서비스의 핵심 장비를 모아 통합 관리하는 시설로, 장비에서 높은 열이 발생해 냉각 시스템 설치가 필수다.

기존에는 에어컨과 같은 방식의 찬 공기를 이용한 외기 공조 방식의 냉각 시스템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공조 시스템은 전기 사용량, 이산화탄소 배출량, 운영 비용 등이 높아 대안을 찾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이어져 왔다.

데이터빈의 데이터센터 침지냉각 시스템 '스마트박스(SmartBox)'
침지냉각 방식인 스마트박스는 기존 공조 시스템 대비 냉각 전기 사용량을 80%,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절감하고 냉각에 낭비되는 물의 양도 크게 낮춰 높은 우수성을 입증했다.

트래픽 및 데이터 매니지먼트 스타트업 에스티씨랩이 DR(Disaster Recovery) 센터에 적용하는 대량 트래픽 관리 솔루션 '넷퍼넬(NetFUNNEL)'은 금융권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DR 센터는 각종 재해나 위험 요소에 의해 서비스나 시스템이 중단됐을 때 이를 정상 상태로 복구하는 역할을 한다. 금융권의 경우 데이터센터와 재해복구 시스템을 분리해 관리하고, 재난·재해 시 재해복구 시스템을 3시간 내 가동하도록 규정돼 있다.

넷퍼넬은 우리·하나·신한은행 등 시중은행과 부산·경남은행, KB증권·국민카드 등 다수의 금융권이 도입했다. 시스템의 처리용량에 맞춰 접속량을 제어함으로써 이미 구축된 시스템이나 정해진 예산 내에서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복사 냉각 기술 스타트업 포엘은 기존 냉각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특정 공간이나 물체의 온도를 낮추는 복사 냉각 소재를 개발 중이다. 소재가 완성되면 냉방에 소비되는 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소재는 직사광선에 노출돼 상시 온도 제어가 필요한 건물·차량에서부터 많은 열이 발생하는 발전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여름철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지구온난화, 영유아 차량 방치 사고 등 사회·환경적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탠다드에너지 측 연구원이 전동 드릴로 바나듐 이온 배터리에 구멍을 뚫고 있다. /사진=스탠다드에너지
인공지능(AI) 행동분석 스타트업 데이톤은 '제한된 볼츠만 머신(RBM)' 신경망 엔진을 융합한 비전 AI 안전관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RBM은 현장의 이상 상황을 스스로 인지해서 사고나 이벤트가 일어나는 것을 예측한다.

작업장에 설치된 카메라로 영상 데이터를 획득하고 이를 AI 비전이 분석해 화재 등 사고 위험이 발생하면 운영자와 외부시스템에 관련 정보를 송신한다. RBM 신경망의 추론 품질은 데이터셋과 학습·추론 과정에 관여하는 변수 설정에 따라 더 고도화될 수 있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사 스탠다드에너지는 카카오 대란을 일으킨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의 원인이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 발화로 밝혀지면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Vanadium) 광물을 소재로 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전해액의 주성분에 '물'을 사용해 발화 위험이 없고 내구성이 우수해 폭발하는 일도 없다. 수명이 길어 성능이 오랫동안 유지되며 저렴한데다 재활용까지 가능하다.

전기 에너지를 보관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영역에서 활용성이 높은 가운데, 정전 없이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게 해주는 보조 장치인 UPS도 ESS와 궁합이 잘 맞아 바나듐 이온 배터리의 활용 가능성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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