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택·기숙사 대신 무보증 월셋집 구독...기업도 직원도 '好好'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1.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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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서수민 리버블 대표 "기업은 주거복지로 인재 유치...직원은 주거비 부담 낮춰"

서수민 리버블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서수민 리버블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0대가 갑자기 전세를 구할 수 없고 월세를 내던 사람이 바로 주택을 매매할 수는 없다. 주거 안정에도 단계가 있다. 결국 월세 시장에서 돈을 모아야 하는데 '지옥 월세'가 되지 않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B2B 구독형 사내 주거복지 서비스 '보홈(BOHOME)'을 운영하는 리버블의 서수민 대표는 "월세를 없앨 수 없다면 그 월세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보홈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도 직원에게 주거복지를 보장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업이 구독료, 직원은 보증금 걱정 없이 월세만



보홈의 서비스 구조는 직방·다방 등 일반적인 B2C 부동산 중개 플랫폼과 다르다. 기업이 보홈에 직원의 주거지를 의뢰하면 보홈은 집주인(호스트)들이 등록한 오피스텔·원룸·다가구 중 해당 직원에게 맞는 최적지를 찾아 소개한다.

기업이 구독료만 내면 입주계약과 사후관리는 보홈에서 맡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정비가 많이 드는 사택·기숙사를 운영하지 않아도 되고, 무보증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만큼 직원들은 보증금 걱정 없이 월세만 내면 된다.

기업이 지불하는 구독료는 보홈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규모로 책정된다. 직원 1인당 5만원 수준을 낸다. 인원이 늘면 구독 플랜을 업그레이드해 추가 인원도 보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서 대표는 "최근 치열하게 인력 채용 경쟁을 벌이고 있는 IT 기업들이나 20~30대 청년 인재를 찾고 있는 기업들은 보홈을 통해 사내 주거복지를 강점으로 채용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서울 강남·마포·구로·가산 등 청년인재들이 몰리는 수도권 주요 지역에 1500여개의 매물이 확보됐다. 보홈을 이용하는 직원은 굳이 회사 근처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위치·조건에서 사생활이 보장되는 집을 마련할 수 있다.




회사-직원-집주인 모두 '윈윈'하는 구조



보홈을 통해 목동에 입주한 한 이용자는 "무보증으로 월 50만원에 거실과 안방이 분리된 큰 집을 얻었다. 놀러오는 친구들마다 감탄 연발"이라며 "회사는 구독료만 내고 개입이 없었다. 보홈과 소통하며 평범하게 자취방을 구하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월 단위 구독이기 때문에 중도 퇴사·이직에도 기업·직원은 부담이 적다. 사택이나 기숙사, 별도의 집 계약과 비교하면 입·퇴주가 자유롭다. 집주인은 기업을 통해 입주자 신원이 보장되는 만큼 월세 체납이나 집이 엉망이 될 걱정을 덜 수 있다.

만약 직원이 월세를 체납할 경우에는 기업이 직원의 월급을 공제한 뒤 보홈에 월세를 납부하는 식으로 계약이 이뤄진다. 중도 퇴사하는 직원은 입주계약 종료일까지의 월세를 내야하고, 퇴사직원이 보홈의 조건(무보증)으로 입주 재계약을 맺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 대표는 올해 보홈에 등록하는 호스트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임대차법 개정 등 세입자 중심의 법안이 시행되면서 전세 같은 장기 임대를 하던 집주인들이 월세로 많이 넘어와 보홈에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공실률이 높아져 집주인들에게도 보증금이 부담스러워졌다. 갑자기 보증금을 빼줘야 하는 일이 생겨 대출까지 받는다고 한다"며 "보증금을 많이 받지 않아도 된다는 흐름이 생긴 것은 보홈에 유리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지난 18일부터 시행된 '임대사업자에 대한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 전면 의무화'도 호재다. 서 대표는 "임대계약에서 보증보험이 필수가 돼 집주인들의 보증금 부담이 훨씬 커졌다"며 "보홈에 들어오는 무·저보증 매물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옥고'의 경험…"청년들 주거안정 갖는 세상 만든다"



서수민 리버블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서수민 리버블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리버블은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기업(5484명 지원)으로 선정된데 이어 지난달에는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부동산 서비스산업 창업경진대회(95개팀 참가)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시드투자 유치를 통해 보홈을 고도화하고 연내 MZ세대에 최적화된 별도의 B2C 거래 플랫폼도 출시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AI 알고리즘으로 딱 맞는 주거지를 매칭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11~12월 중 B2C 어플리케이션 형태로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가 청년 중심의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것은 반지하·옥탑방·고시원 등 '지옥고'를 겪었던 자신의 경험에서 근거한다. 그는 "교육처럼 주거 안정에도 단계가 있다. 돈을 모으고 대출을 받을 수 있기까지 월세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부동산은 투자·매매 쪽에 집중돼 있다"며 "청년들의 주거 부담에 대해선 정부가 짐을 지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디테일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 이는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시장 실험을 통해 풀어야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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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표는 "주거복지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렵다"며 "사생활이 보장되면서 저렴한 월세로 원하는 집을 구할 수 있는 보홈을 시작으로 부동산 시장을 선진화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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