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노정한 투비콘 대표/사진=박기영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440억원을 기록했다. 2030년까지 2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건기식 종류도, 광고도 넘쳐난다. 먹기만 하면 무조건 건강해질 것 같은 각종 홍보 문구 가운데 내게 딱 맞는 영양제를 고르기는 쉽지 않다.
이런 고민 해결에 나선 기업이 있다. 노정한 대표가 2013년 8월 창업한 투비콘이다. 투비콘의 '필그램' 서비스는 25개 검진항목과 20개 문진을 통해 개인 건강 상태에 맞는 영양제 조합을 추천한다. 10년 경력의 임상 간호사·영양사와 1대1 상담도 함께 제공한다. 영양제는 식약처에서 검증된 제품을 주문 당일 한 포 단위 낱개 포장으로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필그램은 자체 개발한 '드럭머거 엔진'을 통해 치료 약물이나 영양소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특징이다. 드럭머거란 미국 약사인 수지 코헨이 제시한 개념으로 복용한 약물이 우리 몸의 영양소를 고갈시키는 등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걸 뜻한다. 예를 들면 당뇨병 치료제의 경우 비타민B12 흡수력을 떨어뜨려 피로감, 근육통을 야기할 수 있다. 먹는 피임약의 경우 비타민B군의 소모를 부추겨 대사장애, 만성피로, 우울증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현재 복용 중인 약이나 몸 상태에 따라 보충해야 하는 영양소가 달라지는 셈이다.
노 대표는 "어머니 영양제를 알아볼 일이 있었는데 검색을 하면 할수록 상반된 의견이 많아 헷갈렸다"며 "적합한 영양제를 고르기 쉽지 않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필그램 서비스를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족한 영양소만 잘 보충해도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그램 프로세스./사진제공=투비콘필그램 드럭머거 엔진은 임상데이터 4269건에 대한 시뮬레이션과 의료진을 통해 적합성 검증을 완료했다. 투비콘은 필그램 외에도 초정밀 질환예측 솔루션 '바디에이지' 서비스와 온라인 의료증명서 발급 서비스 '마이인슈플래너' 서비스도 제공한다.
바디에이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수집한 개인 건강검진 데이터와 투약 정보, 문진 정도 등을 기반으로 건강 나이·질환 예측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현재 12개 보험사 언더라이팅(보험 가입 사전심사)에 쓰이고 있다. 기존에는 보험가입자가 직접 병원에 방문해 피를 뽑고 검사를 받아야 했다. 바디에이지는 이런 과정에서 드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여준다. 필그램과 연계해 맞춤 영양제도 추천한다.
노 대표는 "바디에이지와 차병원에서 전산화 작업을 맡았을 당시 언더라이팅 과정 등을 직접 보면서 구상한 서비스"라며 "고객과 보험사의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아껴준다"고 설명했다.
마이인슈플래너는 각 병원 홈페이지나 카카오페이를 통해 실손보험청구와 의료 증명서를 모바일로 발급받도록 한 서비스다. 현재 2만2000개 의료기관과 협업하고 있으며 유료 증명서 발급 건수는 2018년 1만7305건에서 지난해 15만4278건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그는 "수원에 있는 병원에서 서류를 받아야 했는데 수납에만 2시간이 걸렸다"며 "마이인슈플래너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래픽=임종철노 대표는 명지대학교 경영정보학과 졸업 후 미국 나스닥 상장사에서 IT 개발자로 일했다. 이후 온라인 광고 회사를 거쳐 차바이오그룹에서 전산화 작업을 담당했다. 이때 경험을 살려 투비콘을 창업했다.
투비콘은 현재 30억~50억원 규모 시리즈B 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필그램 등 사업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목적이다. 앞서 투비콘은 사업성을 인정받아 누적 70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했다. 주요 투자자는 교보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 신원의료재단, 나누리의료재단 등이다.
노 대표는 "의료기관 인증서 비대면 발급부터 건강 체크, 영양제 추천까지 헬스케어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질병에 의한 사회적 간접비용이 줄일 수 있는 혁신 서비스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