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기업, 상생협력모펀드 출자한다는데 1년째 "기다려라"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6.04.22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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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협력모펀드 개요/그래픽=김지영
상생협력모펀드 개요/그래픽=김지영

정부가 추진하는 상생협력모펀드에 출자하려던 대기업들이 1년째 출자 시기를 기다리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펀드 최소 설정액이 모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업계에선 정부가 펀드 홍보 및 출자기업 모집에 적극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생협력모펀드는 도입 2년이 다 되가지만 아직까지 단 한개도 결성되지 못한 상태다.

21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그룹 계열사인 A사는 지난해 4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하 재단)에 '상생협력모펀드' 출자 의사를 밝혔다. 상생협력모펀드는 대·중견기업이 출연하는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이하 상생협력기금)을 출자해 조성하는 벤처모펀드다. 민간의 벤처투자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2024년 6월 마련됐다.

그러나 상생협력기금을 관리하는 재단은 A사의 출자를 대기시켰다. A사가 계획한 출자규모는 3억원이었는데 펀드 결성을 위해선 최소 20억원 이상의 금액이 모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재단 관계자는 "벤처투자촉진법 시행령 제34조에 따라 펀드를 결성하려면 2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모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출자 대기 중인 A사는 내부적으로 '더 기다리는 게 의미가 있냐'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또 다른 소비재 기업 B사도 펀드에 5억원의 출자를 검토했다. 그러나 B사 입장에선 누가 또 출자를 검토하고 있는지, 언제쯤 펀드 최소 설정액이 마련될지 알 수 없었다. B사는 마냥 출자를 대기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출자 계획을 철회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생협력모펀드는 2년여째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4월 기준 상생협력기금의 상생협력모펀드 출자액은 전무하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지적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기업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다.

업계에선 중기부와 재단이 펀드 홍보 및 결성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기부는 강승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해 2번, 올해 1번 상생협력기금 출연기업 600개사 대상으로 기금 계획 용도·수요를 조사한 결과, 벤처펀드 출자 계획이 있는 기업은 없었다'고 밝혔다. A사의 경우 재단에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음에도 정작 수요조사에서는 빠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생협력모펀드에 대한 홍보도 2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벤처캐피탈(VC) 대표는 "중기부나 재단이 상생협력모펀드 조성에 의지를 갖고 다른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면 출자를 하려던 기업이 철회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중기부 관계자는 "중기부가 재단을 관리·감독하지만 상생협력기금의 활용 등 구체적인 관리 운영은 재단이 맡는다"고만 말했다.

강승규 의원은 "정부가 벤처투자 40조원 달성으로 '제3의 벤처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니 다양한 민간의 참여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며 "중기부는 재단에 대한 형식적인 관리를 넘어 민간에서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적극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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