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이지혜기후 위기가 새로운 산업적 기회로 부상하면서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한 주도권 경쟁은 물론 국내에서도 기후테크 산업을 보다 조직적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개별 기업으로 파편화되어 규제나 정책, 글로벌 진출에 대응해 왔다면 이제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정부 정책 설계 과정에서 더욱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스타트업들이 주도하며 다양한 협회와 협의체로 속속 뭉치는 중이다.
00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기후테크 기업과 투자사 46곳이 모인 '한국기후테크협회(가칭)'가 출범 예정이다. 협회 설립에는 △수퍼빈 △식스티헤르츠 △나라스페이스 △소프트베리 △엔씽이 창립 이사로 참여했다.
협회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가 규정한 △클린테크 △카본테크 △에코테크 △푸드테크 △지오테크 등 기후테크 5대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지난달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정식으로 사단법인 설립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설립 인가가 완료되는 대로 회원사 확대와 함께 기후테크 산업 생태계 조성과 스타트업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전방위적인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
기후테크협회·그린테크얼라이언스·기후테크산업협의회 가동
━
/사진=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한국기후테크협회는 주요 추진 사업으로 △현장 의견을 반영한 규제 개선 및 정책 제안 △기후테크 펀드 등 투자 유치 활성화 △회원사 간 기술 교류 및 R&D(연구개발) 협력 △기후테크 창업 활성화를 위한 상담 등을 설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창립 초기부터 기후테크 5대 분야를 모두 포괄하는 조직 구조를 갖췄다"며 "이를 기반으로 분야 간 협력과 기술 교류를 촉진하고 국내 기후테크 산업 생태계 확장과 시너지 창출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폐기물 수거 서비스 '업박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리코의 주도로 추진 중인 '그린테크 얼라이언스'도 있다. 리코 외에도 자원순환 로봇 개발사 에이트테크, 미국 쓰레기 수거 서비스 '하울라' 운영사 이큐브랩 등 22개사가 협회 발족에 참여했다.
기후부의 사단법인 설립 승인을 통한 정식 출범 후에는 정부의 환경 관련 제도 설계에 초점을 맞춰 스타트업의 의견을 대변할 계획이다. 환경 분야 기술 발전과 글로벌 규제 동향을 관계 당국과 공유하며 지속 가능한 기후·환경 기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김근호 리코 대표는 "그린테크 얼라이언스는 경제 활동 전반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재생 이용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기술을 중심으로 기후·환경 산업의 최전선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단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이 주도하는 '기후테크산업협의회'는 지난 1월 닻을 올렸다. 협의회에는 식스티헤르츠, 수퍼빈, 소풍벤처스, 인비저닝파트너스, LF인베스트먼트 등 스타트업과 투자사 26곳이 참여한다.
초대 협의회장에는 AI(인공지능) 기반 가상발전소(VPP)를 운영하는 식스티헤르츠의 김종규 대표가 선출됐다. 협의회는 글로벌 기후테크 시장을 선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퍼스트 무버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배터리, 수소, 태양광 등 하드웨어 기술력과 AI 기반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를 융합해 한국형 기후테크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규제가 혁신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데 힘을 쏟는다.
김종규 협의회장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인 기후 위기를 스타트업 업계가 퍼스트 무버로서 앞장서 대응한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과 지원 체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규제 개선 과제 발굴과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
정부, 민관 정책 소통창구 '기후테크 혁신 연합' 출범
━
한성숙(오른쪽 세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성환(오른쪽 다섯번째)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4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기후테크 혁신 연합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제공정부도 기후테크 육성을 국가적 과제로 격상한 상태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후부가 손잡고 출범시킨 '기후테크 혁신 연합'은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이 상시 소통하며 구체적인 산업 육성 대책을 마련하는 민관 정책 소통창구 역할을 수행한다.
정부는 이 연합을 통해 기후테크 전용 펀드 조성 등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주요 분야별 실증단지(클러스터)를 조성해 기업의 성장 공간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현장에서 제기되는 규제 장벽을 선제적으로 정비해 기업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기후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현장의 애로를 신속히 해소하고, 기후테크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창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까지 전주기 지원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기후테크 생태계는 민간 금융과 지방자치단체가 가세하며 확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KB금융그룹의 경우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B스타터스'의 중점 모집 분야를 기후테크까지 넓히기로 했다.
KB금융은 단순히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1600억원 규모의 'KB 딥테크 스케일업 펀드'를 통해 유망 기후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한편, 그룹 계열사와의 PoC(기술실증) 기회를 제공하며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목표다.
지자체 중에서는 경기도의 행보가 돋보인다. 경기도는 기후테크를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판단하고 2024년부터 전국 지방정부 최초로 스타트업 육성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지원받은 60여개 기업이 1300억원 이상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기도는 올해 10개사를 선발해 향후 3년간 최대 3000만원의 사업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시제품 제작과 규제 상담, 해외 전시회 참가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내 기후 정책을 총괄하는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기후테크 기업들의 혁신 아이디어가 신속하게 실증되고 현장에 확산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기후테크가 녹색전환의 핵심 전력이 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