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주식교환 MOU
AI서비스 시너지 도모 전망
'한메일·포털'로 시작한 다음…AI 급물살 타고 '다음 장'으로
국내 인터넷 포털의 상징이었던 다음이 또 한 번 변곡점에 섰다. 벤처 1세대 성공 신화로 출발해 대기업 플랫폼의 한 축이 됐고, 다시 분사된 지 약 8개월 만에 AI 기술 기업과의 결합을 추진한다. 다음의 이동 경로는 한국 인터넷 산업의 변화사와 겹친다.
1995년 창업…'한메일'로 인터넷 대중화포털 다음은 1995년 이재웅씨가 설립했다. 이씨는 국내 1세대 인터넷 벤처 창업자로 인터넷 대중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음은 1997년 한메일을 출시하며 급성장했다. 당시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용자 기반을 빠르게 확대했다. 이후 카페, 뉴스, 검색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2000년대 초반 국내 포털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다음의 초기 정체성을 '참여와 개방'으로 평가한다. 이용자 참여형 서비스와 커뮤니티 중심 전략은 이후 국내 포털 서비스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음은 한국 인터넷 산업 초기 성장을 상징하는 기업으로 남아 있다.
2014년 통합법인 출범…모바일 중심 재편
카카오는 2023년 5월 다음을 사내독립기업 형태의 '다음CIC'로 분리했다. 2024년 3월에는 조직명을 콘텐츠CIC로 변경했다. 이는 포털을 별도 조직으로 운영하며 효율화와 선택적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조치였다.
2025년 분사…AXZ 설립2025년 5월 콘텐츠CIC는 물적 분사돼 '다음준비신설법인'을 설립했고, 이후 사명은 AXZ로 정해졌다. 같은 해 12월 카카오는 다음 서비스를 AXZ로 양도하며 운영 주체를 분리했다. AXZ는 카카오의 100% 자회사로 출범했다.
AXZ는 다음이 축적해 온 기술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결합해 정보와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한다. 사명 속 'X'는 무한한 확장성과 가능성을 상징한다. 기존 포털의 틀을 넘어서는 실험적 시도를 예고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AXZ는 다음이 축적해 온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 속도 개선과 사업 구조 정비에 집중해 왔다.
AI 기술 기업과의 결합 추진분사 이후 약 8개월. AXZ는 29일 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와 주식교환을 전제로 한 협업에 합의했다. 양사는 본 실사를 거쳐 거래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다음은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 고도화와 신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게 된다.
업스테이지는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기반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던 중, 폭넓은 사용자 기반과 풍부한 콘텐츠 데이터를 보유한 AXZ에 협업을 제안했다. 양사는 AI 기반 신규 서비스 개발 필요성과 시너지 창출 가능성에 공감하며 이번 합의에 이르렀다.
MOU 체결 이후 본 실사를 거쳐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업스테이지는 다음이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솔라'를 다음 서비스와 결합한 차세대 AI 플랫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사업적 결합은 업스테이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업스테이지의 AI 기술과 전 국민 사용자 기반을 보유한 다음이 결합하면 더 많은 이용자가 AI를 손쉽고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메일로 인터넷의 문을 열었던 다음은 이제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며 "포털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다음이라는 이름은 또 한 번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자 사진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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