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창업을 결심하기 전 읽어야 할 책… 실패를 줄이는 창업 기준서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12.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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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와일드북
사진=와일드북


창업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그러나 통계가 보여주듯, 상당수의 창업은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막을 내린다. 아이디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시작 전에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채 실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기술사업화·창업 현장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이겨례 저자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신간 '실전 창업 가이드'는 창업을 '해볼 만한 도전'이 아닌, 사전에 냉정하게 검증해야 할 프로젝트로 바라본다.

이 책은 아이템 선정부터 사업 타당성 검토, 창업 준비와 실행, 그리고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까지 창업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했다. 성공 사례를 나열하거나 이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의사결정의 순간들을 기준 중심으로 짚어낸 것이 특징이다.


"왜 대부분의 창업은 실패하는가"


저자가 책의 출발점으로 삼은 질문은 단순하다. 왜 많은 창업이 실패하는가.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저자가 내린 결론은 명확하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창업 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요소들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디어의 참신함이나 개인의 열정에 기대어 출발하지만, 정작 시장성·수익 구조·리스크에 대한 검증은 뒤로 미뤄진다.

'실전 창업 가이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창업을 시작하기 전 스스로 점검해야 할 항목들을 '셀프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로 제시한다. 창업 동기, 리더십, 재무 감각, 아이템 이해도, 위기 대응 능력 등은 실제 창업 과정에서 빈번하게 문제로 드러난 요소들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묻는다. "나는 정말 창업에 적합한 사람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창업은, 준비 없는 도전일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아이템 선정, 경험보다 검증이 먼저다


이 책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지는 부분은 창업 아이템 선정과 사업 타당성 검토다. 저자는 "관련 경험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아이템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기술력이나 아이디어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성, 수요, 그리고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다.

이를 위해 저자는 사업 수명 분석, 제품·시장성 평가, 비용·매출 예측, 종합적인 사업 가능성 판단 등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는 타당성 검토 절차를 단계별로 설명한다. 기술창업뿐 아니라 일반 창업이나 재창업을 준비하는 독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기술창업을 준비하는 연구자들이 흔히 빠지는 '기술이 뛰어나면 팔린다'는 착각을 짚으며, 소비자의 필요와 연결되지 않는 기술은 사업이 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준비·실행·엑시트까지 한 권에 담다


'실전 창업 가이드'는 창업 준비 단계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실무 요소들도 폭넓게 다룬다. 창업팀 구성과 지분 구조, 자금 조달과 투자 판단, 정부 지원 제도 활용, 사업계획서 작성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특히 실제로 14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활용된 사업계획서 사례를 공개해, 투자자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를 보여준다.

창업 실행 단계에서는 판로 개척과 마케팅, 경영 관리, 네트워크 구축 등 사업 운영 과정에서 마주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짚는다. 마지막 장에서는 IPO, M&A(인수합병), 스타트업 플립, 자진 폐업까지 포함한 엑시트 전략을 다룬다. 저자는 엑시트를 실패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창업자가 끝까지 버틸 수 있게 만드는 전략적 선택지로 해석한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마무리할 것인지를 미리 고민하는 것이 오히려 책임 있는 창업이라는 주장이다.


정답이 아닌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책


저자는 이 책이 창업의 정답을 제시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감정이나 기대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힌다. 이 책은 청년 예비창업자나 기술기반 스타트업 종사자뿐 아니라, 재창업을 고민하는 사업가, 창업 교육과 기술사업화 업무를 수행하는 실무자들에게도 참고서로 읽힐 만하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실전 창업 가이드'는 용기를 북돋우는 책이라기보다, 한 번 더 멈춰 서서 생각하게 만드는 책에 가깝다. '지금 당장 시작할 것인가'보다 '지금 시작해도 되는가'를 묻는 독자에게, 이 책은 현실적인 길잡이가 된다.

창업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창업 바이블 실전 창업 가이드/이겨례 지음/와일드북 펴냄/256쪽/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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