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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인택시 24시간 쌩쌩…韓 이러다 '택시! 택시!' 시대 갇힌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10.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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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속도 못내는 K-자율주행②]

[편집자주] 미국과 중국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가속화하며 도로 위에서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기술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규제와 투자 등 복합적인 한계로 인해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까지 왔고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 한국 자율주행이 '악셀'을 밟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현주소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뤼튼'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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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도심. 승객이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자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자율주행 택시가 나타나 승객을 태우고 러시아워 시간대 복잡한 교차로를 능숙하게 빠져나간다. 옆 차선에서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도 즉각 반응하며 안전하게 주행한다.

#서울 광화문대로. 저녁 회식을 마친 직장인들이 각종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택시를 부르지만 연신 거절당하기 일쑤다. 급기야 도로변까지 나가 지나가는 차량들을 향해 "택시!"를 거듭 외치지만 끝내 택시는 잡히지 않았고 결국 힘겹게 버스로 귀가하는 방법을 택했다.

미국이 전세계 자율주행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가고 중국이 맹추격하는 가운데, 한국은 위험할 정도로 뒤처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진다.

미국과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이미 운전자 없는 레벨4(완전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승객을 태우고 24시간 도로를 누빈다. 양국 선두 기업들은 방대한 상업 운행 기록을 쌓으며 자율주행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나가는 중이다.

미국의 대표주자인 웨이모(구글 자회사)는 지난해 11월 LA(로스앤젤레스) 전역에서 누구나 이용 가능한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은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애틀랜타, 오스틴 등에서 운영 중이며 서비스 지역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중국의 바이두는 현지 15개 도시에서 1000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운영한다. 지난 5월 기준 누적 승차 수는 1100만건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만 140만건의 승차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5% 급증했다. 바이두는 현재 홍콩·두바이 등 글로벌 시장 확대도 본격화했다.

한국은 어떨까.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가 발표한 '2024년 자율주행 기술 순위'는 한국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세계 상위 20개 기업 중 90%가 미국·중국 기업이었고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나마 한국에서는 레벨4 기술을 실증 중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가 11위로 선방했으나 실상을 보면 선두 그룹과의 격차는 엄청나다.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가장 핵심이 되는 실도로 주행량 측면에서 웨이모는 1억6000만km를 달린 반면 A2Z는 74만km에 불과하다.

바이두의 주행량도 1억km를 넘겼다.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레벨4 상용화에서 웨이모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평가다.


기술력 뒤처지고 자금력 부족…K-자율주행 '악순환의 고리'



/사진=오토노머스에이투지
/사진=오토노머스에이투지
자율주행 기술개발의 성패는 주행 데이터 축적량에 달려있다.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할수록 더 안전하고 정교한 알고리즘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은 결국 '데이터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이 이 같은 데이터 전쟁에서 압도적인 열세에 놓인데는 크게 2가지 이유가 꼽힌다. 부족한 자금력과 보수적인 규제 환경이다. 돈이 있어야 많은 차량과 전문인력 투입이 가능하고, 규제가 풀려야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엣지 케이스(돌발상황) 대응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우선 투자금 측면에서 보면 A2Z가 국내 자율주행 분야에서 가장 많은 투자금(820억원)을 유치한 스타트업이지만, 조(兆) 단위를 투입한 웨이모·바이두와는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규제 측면에서도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전장 기술업체 앱티브와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해 미국에서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상황은, 규제로 인해 국내에선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제약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실제로 국내의 자율주행은 지정된 시범운행지구, 정해진 노선대로만 다니는 소규모 실증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안전한 도로만 달려야 하는' 규제로 인해 주행 데이터 축적과 기술개발은 더디고, 기술력이 떨어지니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국내 자율주행 관련 기업의 60% 이상이 운전자의 전방 주시가 필요한 레벨2(운전보조)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다. 레벨3 이상으로 넘어가려면 고가의 센서 장비와 정밀지도 데이터, 대규모 주행 시험에 대한 투자가 요구된다.


일본도 레벨4 드라이브…"한국도 못할 이유 없다"



/사진='뤼튼' 생성 이미지
/사진='뤼튼' 생성 이미지
일본의 경우 2023년 4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특정 조건에서 완전 무인 운행이 가능한 레벨4 자율주행을 공식 허용했다. 2030년까지 100곳 이상의 지역에서 레벨4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를 레벨4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설정했다.

한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가 연내 '자율주행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선 이번 방안에 '레벨4 상용화'를 중심으로 하는 대대적인 예산 투입과 규제 개선의 방향성이 담기지 않으면 정책의 실효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은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 테스트 수단인 레벨4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해 택시면허 총량 제한을 완화하고, 여객자동차법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별도의 사업으로 정의해 상용화 면허를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언을 하기도 했다.

한지형 A2Z 대표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 주재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한국이 미국처럼 로보택시를 못하는 이유는 막대한 지도 구축 비용, 자율차 제작 비용 문제가 가장 크다"며 "다닐 수 있는 지역과 구매처가 많아지면 국내 기술력이 로보택시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실제 매출을 내고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국내 자율주행 정책의) 그림이 그려진다면 민간 투자자들이 투자하지 말라고 해도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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