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판매시 상호관세 20% 불구 "중국보다 낫다" 판단한 듯

애플이 스마트홈 신규 기기 생산기지를 베트남에 두고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와 생산에 협력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에 따라 생산 제품을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려면 20%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를 감수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수시로 마찰을 빚는 중국에서 벗어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내년 출시 예정인 홈 허브 기기 2종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기로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홈 허브는 AI를 통해 집안 사물을 제어하는 기기다. 애플은 스피커에 디스플레이가 달린 형태, 벽걸이 디스플레이 형태 2가지 종류를 준비 중이다. 제품 출시는 내년 봄으로 예정됐다. 가격은 350달러 수준. 내달 출시를 앞둔 아마존의 최신 제품 에코쇼11이 219.99달러임을 감안하면 비싼 편이다.
블룸버그는 비야디가 홈 허브 기기 최종 조립과 작동 시험, 배송을 위한 포장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비야디는 이미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를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아이패드 전체 공급량 중 30%를 비야디가 조립한다. 이와 관련해 한 익명 소식통은 블룸버그통신에 "애플이 베트남에서 BYD와 협력해 아이패드 생산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도 했다.
베트남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20%의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그런데도 베트남을 생산 기지로 정한 것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지정학적 긴장과 지속적 관세 위협,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애플은 중국 바깥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며 "베트남은 애플의 핵심 생산 기지가 됐다"고 짚었다.
이번 홈 허브 기기 출시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것은 애플의 음성비서 시리 개편이다. 앞선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오픈AI의 챗GPT처럼 음성으로 인간과 직접 대화하고,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추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시리를 탈바꿈할 계획이다. 집안에서 오가는 대화를 토대로 저녁 식사 메뉴나 장소를 제안하고 여행 계획을 짜거나 업무 회의를 할 때 의견을 낼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당초 애플은 AI(인공지능)를 독자 개발해 시리에 탑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올해 백지화했다. 대신 구글 AI 제미나이를 시리에 탑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애플은 시리 개편을 성공시켜야 한다. 1983년부터 10년 간 애플 CEO(최고경영자)였던 존 스컬리는 지난 9일 뉴욕 제타라이브 컨퍼런스에서 오픈AI를 두고 "애플이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맞이한 진정한 경쟁자"라며 애플이 앱 기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팀 쿡 현 CEO가 곧 은퇴를 준비할 가능성이 있고 후임자는 애플의 매출구조를 앱 중심에서 에이전트AI 중심으로 옮겨놔야 한다는 것. 에이전트AI는 인간이 목표를 설정하면 이후부터는 스스로 작업을 계획하고 완료할 줄 아는 AI를 가리킨다.
한편 애플은 미국 시장에 판매할 아이폰은 인도에서 생산 중이다. 맥북 부품은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공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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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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