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대부' 타이거JK, 스타트업 행사 등장해 'AI 전도사' 된 이유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06.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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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열린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GFS)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타이거JK /사진=최태범 기자
지난 17일 열린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GFS)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타이거JK /사진=최태범 기자
"AI(인공지능) 덕분에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

19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한국 힙합의 살아있는 전설 타이거JK는 지난 17일 열린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Google for Startups, GFS)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술 트렌드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AI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타이거JK는 1999년 힙합 그룹 드렁큰 타이거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로 데뷔해 국내 힙합 대중화의 물꼬를 튼 인물이다. 현재 자신의 아내인 래퍼 윤미래와 함께 힙합 레이블 '필굿뮤직'을 이끌고 있는 대표(CEO)다. 지난해 '밤양갱'으로 히트 친 가수 비비(BIBI)의 소속사다.

타이거JK가 청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최태범 기자
타이거JK가 청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최태범 기자
타이거JK는 이번 행사가 생애 첫 스타트업 관련 행사 참석이라고 밝혔다. 그는 AI를 적극 활용한 필굿뮤직의 운영 방식을 청중들과 공유했다. 또 AI가 음악 창작 환경에 어떤 혁신을 가져오는지 생생하게 들려주며 'AI 전도사'의 면모를 보였다.

타이거JK는 "진짜 순수하게 아무런 투자를 안 받고 우리끼리 즐겁고 행복하게 하고 싶은 음악을 해보자고 시작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며 "음악 시장은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대형 기획사들이 많다. 독립 레이블로서는 행정 업무 부담이 꽤 컸다"고 토로했다.

그는 "필굿뮤직 회사 업무에서 AI는 법무·HR(인재관리)·CFO(최고재무책임자) 영역, 크리에이티브 분야까지 각 부서에 맞게 AI 파트너를 훈련시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업무가 줄었고 아티스트들은 창작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계약서 검토, 아티스트 소개 자료 작성 등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필굿뮤직이 10여명 규모의 작은 레이블이지만 AI를 적극 사용함에 따라 마치 100명이 일하는 것처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업무시간 단축, 과거 자료 활용…AI로 시간여행"


타이거JK의 공연 모습 /사진=최태범 기자
타이거JK는 음악 제작에서도 AI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유행한 '붐뱁(드럼 비트가 강조된 음악)' 힙합 감성을 기반으로 하되, 시대적 변화와 청중에 맞춰 AI를 기반으로 다양한 현대적 편곡을 빠르게 시도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타이거JK는 윤미래의 과거 히트곡 '겟잇인'(Get It In)을 최신 트렌드에 맞게 AI로 리믹스한 버전을 선보이며, 레트로 감성과 현대적 사운드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편곡 음악을 들려줬다.

특히 '발라버려'라는 가사로 유명한 자신의 히트곡 'Monster'를 필리핀 페스티벌 관객에 맞춰 트로피컬 버전으로 편곡한 노래를 들려줬을 때는 청중들이 가사를 따라 부르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타이거JK가 AI 활용에서 가장 강조한 개념은 '시간 여행'이다. 그는 "AI를 통해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고등학교 때의 낙서나 그림, 노래 가사를 버리지 않고 보관했다. 이것들을 AI 프롬프트에 넣고 뭔가 새롭게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AI가 창작자의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역할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에 썼던 가사를 다시 꺼내고 과거의 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AI 덕분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100번이고 몇 번이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타이거JK는 "이제는 많은 사람들을 거쳐 편곡을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에 안 들었을 때 다시 작업하느라 낭비되는 시간이나 미안함 없이 AI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만들어 실험할 수 있다. 대중에게 비판받을 수 있는 음악적 표현이라고 해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AI, 두려워할게 아니라 한팀으로 만들어라"


타이거JK의 공연 모습 /사진=최태범 기자
타이거JK의 공연 모습 /사진=최태범 기자
AI 활용은 음악을 넘어 가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타이거JK의 어머니는 구글 제미나이와의 대화를 통해 건강 관리법을 배우고, 심지어 운동까지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제가 그렇게 운동을 하라고 했지만 어머니는 운동을 안 하셨다. 그런데 제미나이에게 건강에 대한 고민을 말씀하시고, 운동할 것을 제미나이가 권유하니 운동을 시작하셨다"며 "평소 아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불만이나 서운함도 편하게 털어놓으셨다"고 전했다.

타이거JK는 AI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AI가 할 수 없는 게 인간이 되는 것이다. 'Just be You, and Just be Human. We have Soul'이다. AI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팀으로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AI에 관심을 가진 참석자들을 향해 "지금 생각나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냥 시작해야 한다. AI가 다양한 가능성을 던져주면 그중에서 무엇을 고르고 어떻게 다듬을지는 인간의 몫"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문화가 실패를 매우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실험적인 도전을 시도하기 어렵게 만든다. 적어도 이곳 GFS에 모인 사람들이라도 서로의 실패를 격려하고 박수 쳐주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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