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대항마'도 주저앉았다…전기차 쏟아내던 중국에 무슨 일

이태성 기자 기사 입력 2025.06.1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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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사리(브라질)=AP/뉴시스]지난 3월7일 브라질 바히아주 카마사리의 중국 전기차 대기업 BYD 대리점에 BYD 차량이 전시돼 있다. 브라질 검찰이 27일(현지시각) 중국의 전기차 대기업 BYD와 2곳의 협력업체들을 노예와 같은 노동 조건으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국제 인신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5.28. /사진=유세진
[카마사리(브라질)=AP/뉴시스]지난 3월7일 브라질 바히아주 카마사리의 중국 전기차 대기업 BYD 대리점에 BYD 차량이 전시돼 있다. 브라질 검찰이 27일(현지시각) 중국의 전기차 대기업 BYD와 2곳의 협력업체들을 노예와 같은 노동 조건으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국제 인신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5.28. /사진=유세진
중국 전기차 업계가 과잉생산에 경쟁심화로 위기에 휩싸였다. 일부 업체들이 도산하는 가운데 업계 1위 BYD는 빚이 40조원이 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의 주도로 이뤄졌던 전기차 굴기 전략이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를 막기 위해 주요 브랜드 경영진들을 베이징으로 소환했다.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인하 정책으로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제 살을 깎아먹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신에 따르면 정부는 자동차 업계 경영진들에게 자율 규제를 지시하면서 원가 이하 판매나 과도한 할인 행위를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이같은 조치가 내려진 것은 근본적으로 과잉생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34% 증가한 1289만대에 달했지만 같은 기간 내수 판매는 22% 증가에 그쳤다. 생산 증가 속도가 수요를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이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 해외 판매를 적극적으로 늘리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해외 판매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았고, 이는 자국 내에서 출혈 경쟁을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BYD는 일부 모델을 34%까지 할인 판매했고 체리자동차는 자사 모델 전기차를 최대 47% 할인 판매했다. 자동차 업계 평균 이익률이 1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생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받고 자동차를 판매한 셈이다.

여기에 중국은 생산 후 판매처에 신차를 배치만 해도 판매량으로 집계된다. 이때문에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인도된 차량을 기준으로 하는 것과 달라 판매량을 부풀리기 위해 수요보다 생산을 늘렸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는 출고로 처리된 뒤 실제 운행하지 않은 차량을 중고차로 되판 '0km' 중고차가 성행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중국 중고차 시장에서 출시 3개월 이내, 주행 거리 50㎞ 이하 차량이 전체 중고차의 약 13%인 1960만대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같은 판매 정책은 오래 유지될 수 없다. 실제로 이미 체력이 없는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문을 닫고 있다. 테슬라 대항마로까지 언급됐던 지웨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생산과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중국 전기차 업계 1위 BYD 역시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외신들은 BYD가 협력사에게 지급하지 않은 어음이 40조원이 넘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BYD는 해외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대금 결제 기일이 긴데, 이를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중국 전기차 업계의 부실 우려가 커지자 최근 이들은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 결제 기일을 60일 안에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조치는 업체들의 실적에 곧바로 악영향을 미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결과적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의 구조조정이 빠르게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 중국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없이는 버티기 힘든 상황까지 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상 중국 전기차 내수가 예전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은 문을 닫았고, 유럽, 아시아 등에서 재고 물량을 소화하지 못한다면 결국 살아남을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전기차 업체의 부실이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전기차의 최대 강점인 가격이 무너질 수 있어서다. 삼성증권 임은영 팀장은 "가격을 올리는 중국 업체가 나타날 텐데 가격 외 기능에서 우위에 있는 현대차·기아에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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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이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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