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00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AI(인공지능)와 로보틱스 등 다각화된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테슬라의 연도별 투자 규모/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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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0억달러 투자…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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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28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올해 자본지출이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24년의 110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2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100억달러의 2배 규모로 지난해 85억20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는 아주, 아주 큰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억달러의 자금은 자율주행 전용 차량인 사이버캡과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에 대한 생산 착수, 새로운 에너지 생산 공장 건설, AI 인프라 확장, 기존 공장의 생산 능력 확대 등에 쓰인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로코는 "이번 분기는 테슬라가 전기차 회사에서 로보택시와 옵티머스, 에너지에 대한 올인 베팅으로 근본적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테슬라가 전기차회사라는 반창고를 떼어내고 자율주행 기술에 전념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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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S·X 단종…로봇 생산라인으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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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럭셔리 세단인 모델 S와 프리미엄 SUV인 모델 X의 생산을 중단하고 이들 차량을 제조하던 프리몬트 공장의 조립라인을 로봇 생산라인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모델 S와 X는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1만1642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모델 Y와 모델 3가 40만6000대 이상 팔린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는데 가장 어려운 문제는 사람의 손에 필적하는 조작성과 실제 세상에서 작동하는 AI, 대량 생산 능력인데 테슬라가 이 문제들에 대해 "실질적인" 해법을 가진 유일한 회사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수개월 전만 해도 옵티머스의 손과 팔을 설계하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큰 변화이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 3세대 옵티머스를 선보이고 올해 말부터 옵티머스 대량 생산에 들어가 내년 말 이전에 일반 대중에게 판매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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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 상반기 중 9개 도시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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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로보택시와 관련해서는 규제 당국의 승인에 따라 올해 말까지 미국 인구의 25~50%가 이용 가능한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에 댈러스와 휴스턴, 피닉스, 마이애미, 올랜도, 탬파, 라스베가스 등 7개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도시와 테슬라가 현재 로보택시를 운행하는 오스틴, 샌프란시스코의 인구를 합하면 약 4000만명으로 전체 미국 인구의 11% 수준이다.
테슬라는 이날 자사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완전자율주행)의 유료 이용자수가 약 110만명이라고 공개했다. 지금까지 테슬라의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890만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12%의 고객만이 FSD를 채택한 것이다. FSD가 허용된 국가는 현재 7개국에 불과하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FSD 유료 이용자 중 70%가 일시불 구매자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다음달부터 FSD의 일시불 판매를 중단하고 월 99달러의 구독형으로만 판매한다.
테슬라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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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I에 20억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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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사업 구조 개편에는 머스크의 AI 회사인 xAI에 대한 20억달러의 투자 결정과 테슬라의 반도체 공장 건설 논의도 포함된다. 이는 자동차 판매에서 AI와 자율주행 기술, 로봇 중심으로 사업의 중심축을 옮기려는 테슬라의 야심찬 계획을 부각시킨다.
테슬라는 이날 공개한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xAI의 최근 자금 조달 때 20억달러 규모의 우선주를 매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지분 투자는 올 1분기 내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테슬라는 "AI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실물 세계에 배치하는 능력을 높이고" xAI와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프레임워크 계약"도 체결했다. 이미 xAI의 챗봇인 그록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과 옵티머스에 통합돼 있다.
머스크의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도 xAI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머스크의 핵심 3개 기업간 연결고리가 더욱 긴밀해지며 AI 집중도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밀러 타박+의 최고 시장 전략가인 맷 말리는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xAI 투자를 반길 것이라며 "테슬라 강세론자들이 기대하는 전망이 실현되려면 로보택시와 로보틱스가 잘 돼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이번 xAI 투자는 강세론자들이 원하던 바로 그 소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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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반도체 공장 설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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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이날 전기차부터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테슬라의 모든 제품을 구동할 AI 칩과 메모리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자체 반도체 공장, 테라팹(Terafab)이 필요하다는 기존 구상을 반복해 밝혔다.
그는 테슬라의 칩 수요가 TSMC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파트너사들의 최대 생산 시나리오조차 초과할 것이며 이같은 칩 공급 제한이 3~4년 후 테슬라의 성장을 제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로직과 메모리, 패키징을 포함하는 매우 큰 반도체 공장을 미국 내에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에도 반도체 공장이 필요하다며 이 공장이 궁극적으로는 월 100만장의 웨이퍼 생산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 위탁 회사인 TSMC가 생산한 웨이퍼가 월 142만장이었다.
머스크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테슬라가 어떤 상황에서도 배터리와 로봇, AI 칩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자본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한 공급망 확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CFO인 타네자는 올해 자본지출 계획 200억달러에 반도체 공장 설립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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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 웃돈 지난해 4분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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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에 50센트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올렸다. 이는 LSEG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45센트를 웃도는 것이다. 테슬라는 이로써 4개 분기 연속 조정 EPS가 시장 예상을 밑도는 부진을 끝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든 24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47억9000만달러를 상회하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전기차 매출액은 11% 감소했지만 에너지 매출액은 25% 성장했다. 충전소 사업과 차량 유지 및 보수 등을 담당하는 서비스 매출액도 18% 늘었다.
다만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948억달러로 전년 대비 3% 줄어 처음으로 연간 감소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