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딥시크의 개인정보유출 논란으로 국내 AI(인공지능)서비스 스타트업들의 딥시크 AI모델 도입에도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개인정보유출 가능성은 딥시크가 자체 제공하는 앱·웹 등 서비스에만 해당할 뿐 R1 등 AI모델 활용과는 무관하지만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딥시크가 AI모델 R1을 공개한 지 1달여가 지났지만 국내에서 R1의 API(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고 공개한 곳은 이스트소프트(18,930원 ▲410 +2.21%), 딥노이드(6,810원 ▲310 +4.77%) 등 일부 기업들에 그친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시범적으로 카카오톡 챗봇으로 R1을 쓰지만 본 서비스인 '뤼튼'에는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AI에이전트 서비스를 개발하는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R1 출시 직후부터 내부적으로 다양한 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바로 전면 도입할 계획은 없다"며 "최근 다양한 논란이 제기되면서 딥시크의 AI 모델을 활용한다는 것만으로도 사용자 정보를 중국에 보낸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딥시크 R1 API 사용비용. 아웃풋의 경우, 약 30배가 차이난다 /사진=딥시크 홈페이지앞서 지난달 R1이 출시된 때만 해도 AI 서비스 기업 다수가 바로 R1을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R1은 오픈AI의 o1과 성능은 유사하지만 API 가격은 영단어 60~80만개(100만토큰) 입·출력 기준 2.33달러로 o1(75달러)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
개인정보유출 역시 API로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딥시크의 개인정보유출은 딥시크가 직접 제공하는 웹·앱 서비스에만 해당한다는 것이다. AI 인프라 공급 스타트업 프렌들리에이아이 관계자는 "API의 경우 사용하는 기업들이 본인들의 서버나 클라우드 등에 설치해 사용하는 것이어서 정보가 넘어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딥시크 서비스의 개인정보유출이 이슈가 되면서 기업들이 API 사용까지 주저하는 분위기다. AI를 활용한 교육 서비스 스타트업 관계자는 "R1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이지만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리스크가 너무 커 아예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AI에이전트 서비스 스타트업 관계자도 "괜히 오해를 받으면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자칫 AI서비스 업계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한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는 "중국과 가장 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에서도 퍼플렉시티, 글루, 줌인포 등 기업들이 딥시크 AI모델을 도입해 운영비를 최대 3분의 2까지 줄였다"며 "우리 사회만 과도한 반중 공포 때문에 비용절감과 다양한 AI모델 활용 기술 개발 기회를 놓치면 득이 될 게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AI 업계 관계자도 "우리나라는 정부와 정치권까지 나서 딥시크에 대한 오해와 불안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라며 "언젠간 R1의 AI 모델을 쓰는 서비스들이 확산될텐데 오해에 의한 불매운동이라도 진행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