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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수출 넘어 글로벌 현지문화로"…뉴욕서 뭉친 K스타트업

뉴욕=심재현 특파원 기사 입력 2025.10.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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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을 넘어 현지 문화의 일부로 뿌리내리도록 해야 합니다."

K-뮤직의 선봉장 하이브의 김태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꿈(KOOM) 페스티벌'에서 K-컬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음악·영화·드라마·음식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주류 문화로 성장해가고 있는 K-컬처가 한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도록 하려면 세계 곳곳의 현지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 COO는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의 이런 비전에 따라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을 통해 K-팝의 성공 시스템 자체를 현지에 이식하고 최적화하는 전략을 시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북미지역 한인창업가 단체인 한인창업자연합(UKF) 주최로 지난 16일부터 사흘 동안 개최된 스타트업·문화축제 꿈 페스티벌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올해 처음 열린 이 행사는 한국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한곳에 모아 인적 교류의 장을 제공하면서 K-푸드, K-콘텐츠, K-뷰티 등 한국 문화를 더 깊숙하게 소개하는 문화·기술 복합의 장으로 진행됐다. 행사기간 소유, 송소희, 소향, 샘킴 등 K-팝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열기를 더했다.

메인 강연 행사장 주변에서는 스타트업을 포함해 K-뷰티 브랜드 등 북미 지역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주요 업체들이 부스를 차려 투자자와 일반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클리포드 추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 고문 등 미국 투자 거물들도 참여해 한국 기업 투자를 검토했다.

이날 강연 무대는 K-컬처를 중심 주제로 진행됐다. 미국 유타에서 '컵밥'을 팔아 연매출 600억원 기업을 일궈낸 송정훈 유타컵밥 대표는 연단에 올라 "한식이 베트남·태국 음식처럼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며 "1980년대 유행했던 J-팝이라는 용어를 이젠 안 쓰는 사례를 돌아보면 K-푸드보다는 코리아를 브랜딩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식으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뉴욕 '정식당'의 김대익 총괄 셰프는 새로운 시도를 강조했다. 김 총괄셰프는 "처음에는 손님들이 재료나 한국 고유 명사 메뉴들도 잘 몰랐지만 이제는 김치나 장류를 설명하면 이해하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며 "한식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식에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레스토랑에 오는 많은 분들이 '제가 알고 있는 한식과 다르다'고 묻지만 내가 하고 있는 요리가 10년 후나 더 오랜 세월이 지나면 새로운 전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흘의 행사 기간 동안 성공을 꿈꾸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향한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조언과 제언도 이어졌다. 지난 16일 첫 연사로 나섰던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은 "많은 사람이 리더가 되면 자신이 제일 많이 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며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을 세우면 구성원들의 의견을 하나씩 들어보면서 조금씩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전 회장과 함께 연단에 섰던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마일게이트그룹의 권혁빈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는 "스타트업은 인재들이 리더의 비전을 보고 가는 곳"이라며 "리더는 비전 있는 회사로 봐주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는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 위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창업을 해서 세상을 바꿔 나가고 영감을 주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승호 스노우폭스 창업자, 김성주 MCM그룹 회장 등도 강연을 통해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글로벌로 확대하게 된 과정과 인공지능(AI) 시대 리테일의 미래 등에 대해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가 열린 브루클린 네이비야드는 1960년대까지 미 해군 조선소였다가 최근 들어 창작 스튜디오나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 첨단기술 분야 스타트업이 모인 창업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7월 '갤럭시 언팩 2025' 행사를 이곳에서 개최했다.

꿈 페스티벌을 기획한 정세주 UKF 의장은 "한국에도 대단한 창업자와 기업가들이 많은데 한국 창업자들의 스토리를 일론 머스크처럼 많이 알리고 싶다"며 "올해를 시작으로 꿈 페스티벌을 한국 문화산업의 중심이 되는 페스티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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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뉴욕=심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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