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AI - 산업에서 안전까지] ②실리콘밸리 누비는 '구글 웨이모'
저절로 돌아가는 핸들, 놀람 잠시…부드러운 승차감 안도
캘리포니아 주정부 親 AI정책, 50대 기업 중 33곳 몰려
[편집자주] AI(인공지능)를 둘러싼 전 세계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정부도 '모두의 AI'를 기치로 포용적이고 책임 있는 AI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전 세계에서 통용될 K-AI가 되기 위해 우린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주요국 AI 산업 현장부터 기업의 전략, 사용자의 안전까지, 지속가능한 K-AI 생태계 조성 방안을 모색해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들어서자 지붕에 태엽을 감은 듯한 흰색 차량이 매끄럽게 도로를 누비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 차량 전후좌우, 지붕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카메라·스캐너를 단 자율주행차, 구글의 '웨이모(Waymo)'였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방문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를 타기 위해 멈춘 차량에 다가갔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앱 기반의 철저한 예약제여서다. 미국 현지 번호 없인 앱 가입이 되지 않았다. 다행히 지인 도움으로 웨이모를 얻어탈 수 있었다. "웨이모 운전 잘해요. 여기선 일상이죠"라던 지인의 이야기처럼 웨이모는 노란 신호등에 어김없이 정차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는 모범 운전수였다.
유령이 조작하는 듯 저절로 돌아가는 핸들에 놀라 안전벨트를 그러쥔 것도 잠시, 90도로 꺾이는 도로와 샌프란시스코 특유의 높은 언덕, 파란불 끝자락에 뛰어드는 보행자까지 침착하게 대응하는 웨이모에 금세 안도감이 들었다. 방심해 안전벨트를 풀면, 즉시 경고음이 울렸다.
이러다 택시기사 모두 일자리를 잃는 것은 아닐까. 차량공유서비스 리프트(Lyft) 운전사 토미는 "급한 사람들은 결국 막힌 도로를 우회할 수 있는 운전사를 찾는다"며 "사람과 AI(인공지능) 영역이 다르고 AI가 사람을 능가할 정도일 땐 우리만 일자리를 잃는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 산하 KIC(Korea Innovation Center) 실리콘밸리의 피터 배 센터장은 "실리콘밸리는 서로 도움을 주려는 문화로 가득하다"며 "퇴근 후에도 '밋업'을 통해 어울리다 창업하고, 투자받고, 이직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VC들의 주요 투자 수단인 RCPS(상환전환우선주) 역시 기업에 부담되지 않도록 지분증권(우선주)으로만 쓰이는 것도 미국 문화의 강점"이라고 짚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50대 AI 기업 중 33개사가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했고, 전세계 AI 특허의 4분의 1이 이 곳에서 발표됐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AI 기업은 총 360여개에 달한다.
자금도 몰린다. 미 IT 매체인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광역도시권(Bay Area) 내 스타트업에 투자된 VC 자금은 약 900억달러(약 129조원)로 미국 전체 투자액의 57%를 기록했다.

AI 본산지답게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AI 친화정책을 펼친다. 2023년 미국 최초로 AI를 행정에 도입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올해 4월엔 교통·도로 안전시스템, 민원 응대 등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행정혁신을 시작했다. 아울러 주민들에겐 엔비디아, 앤트로픽과 협력해 AI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한다.
미국 연방정부도 실리콘밸리 방식을 도입, AI를 활용한 정부 현대화를 추진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AI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확립하겠다'며 'AI 행동 계획'에 서명했다. △혁신 △AI 인프라 △AI 외교·안보 등 3개 축으로 짜여진 이 계획은 규제완화와 민간 주도의 혁신을 연방정부가 돕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 헬스케어, 농업, 에너지 산업에 AI를 적용하고 노동자 직무전환 재교육 등을 촉진한다. 동시에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초대형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도 가동을 시작했다.
[제작 지원 :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중심 소통활성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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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실리콘밸리(미국)=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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