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돕고 벤처 육성 '일석이조'...코이카 CTS 윈윈 전략 통했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4.04.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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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CTS, 스타트업 혁신기술로 개발도상국 사회·경제 문제 해결
나르마·파이퀀트·닷·뷰노 등 유망 스타트업 베트남·인니·케냐 등 진출
기술실증 및 해외진출 디딤돌 역할 톡톡...투자유치·고용창출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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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스타트업 케이오에이(K.O.A)는 2014년 10월 몽골 현지에서 생산한 최고급 캐시미어로 만든 패션브랜드 '르캐시미어(le cashmere)'를 선보였다. 몽골 바잉헝거르주 현지 협동조합들이 산양들로부터 털을 채집하면 이를 울란바토르주에 있는 생산공장으로 옮긴 뒤 캐시미어 생산기술자 약 300명이 3차원(D) 프린팅 방식의 홀가먼트(한 벌을 통째로 편직해 만든 의류) 기법으로 의류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매출 견인은 물론 몽골에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의 기반을 갖추는데 일조하고 주민 소득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왔다. 회사 관계자는 "몽골 여성 90%가 목축업에 관여하고 있는데, 이들 소득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케이오에이는 유목민들의 순환 방목을 유도해 토지 황폐화도 막았다. 산양이 풀을 뜯어먹다 보니 과잉 방목하면 초지가 순식간에 사막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오에이는 2022년 7월 코오롱FnC에 인수합병(M&A)되면서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로 남게 됐다.

케이오에이의 성공 이면엔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가 자리잡고 있다. CTS는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기술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초기 창업팀을 발굴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고 현지 사업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14일 코이카가 CTS 사업을 시작한 2015년부터 작년까지의 추진 실적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CTS를 통해 보건의료, 교육, 농촌 개발, 기술·환경·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총 108개 사업을 발굴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그간 CTS를 통해 발굴한 스타트업 혁신기술은 68건이며,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품·서비스를 이용한 개발도상국 사용자 수는 90만76명에 이른다. 개발도상국 CTS 수혜자 수는 454만8889명으로 확인됐고 CTS 지원 기업들의 외부 투자유치액은 724억3000만원에 달한다. 또 CTS로 창출한 국내 일자리 수(2017년~2022년)는 1428명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참여한 기업들은 베트남(22개사), 인도네시아(15개사), 케냐(8개사) 등 다양한 지역으로 진출했다. 이를 대륙별로 보면 아시아 64%(68개사), 아프리카 25%(27개사), 중동·동구·CIS가 5%(5개사), 다국가 4%(4개) 중남미 2%(2개) 순으로 나타났다.

CTS 대표 기업으로는 케냐 지역보건소 의약품 배송 병목현상을 수직이착륙 드론(무인기)로 해결한 '나르마', 분광기술을 활용한 간이 수질 측정기를 개발, 식수 안전 개선에 도움을 준 '파이퀀트', 케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기기를 개발하고 보급한 '' 등이 꼽힌다.

특히 AI(인공지능) 기반 성매개 감염병 진단 소프트웨어(SW)를 개발·보급한 '뷰노'는 2021년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 회사는 CTS 시드(Seed)2 지원을 통해 8만7550회 검사 및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코스닥 상장 시 기업가치로 산정하는 데 반영됐다.

뷰노 관계자는 "CTS 시드1을 통해 세계 최초로 AI 기반 트리코모나스증(여성 질 속에 발생하는 질환) 진단 SW를 개발하고, 시드2를 통해 칸디다질염(칸디다 효모균에 의해 여성 외음부 염증을 유발하는 곰팡이 질환), 질 진단까지 진단가능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해 정확도를 90%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CTS는 이처럼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에 시드0(예비혁신가 양성 및 사업모델 기획), 시드1(기술개발), 시드2(시범사업) 등 기술 고도화를 이룰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CTS는 코이카가 그동안 추진해온 기존 ODA(공적개발원조) 사업과는 결이 다르다. 무엇보다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과 해외진출을 도와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함께 우리 기업 성장도 함께 이끄는 효과를 창출했다.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해외 선진공여국에서도 CTS처럼 자국 경제 성장과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민간기업을 ODA에 참여시키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개발혁신벤처(DIV)사업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CTS가 시드2(시범사업)까지 지원한다면 미국의 DIV는 1500만 달러(약 203억원)를 투입해 3단계(임팩트 확산)까지 지원한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크레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작년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과의 인터뷰에서 "DIV의 투자 성과의 평가 결과 투자금 1달러당 17달러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코이카에서 CTS 실무를 맡고 있는 기업협력사업팀 이소영 과장은 "중장기적으로 임팩트 확산까지 도모할 수 있는 프로그램 신설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CTS 참여기업이 조달청 혁신제품 등록 시 일부 심사를 간소화 할 수 있도록 조달청과 협업 중이며, 창업진흥원과 협력해 CTS 내 팁스(TIPS) 성공 졸업기업과 CES 혁신상 수상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트랙도 만드는 등 우수한 K스타트업들의 ODA 참여를 확대해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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