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엔젤투자리스트 최고위 과정 1기 모집

"땅에서 우주환경 구현"…우주용 반도체, 고장 걱정 이젠 '끝'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09.12 14:01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한국원자력연구원, '우주환경 모사장치' 개발…극한 온도·압력에 더해 '우주 방사선'까지 구현

우주 방사선이 인공위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그래픽으로 만든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근 우주 방사선 환경까지 모사한 '우주환경 모사장치'를 개발했다. /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 방사선이 인공위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그래픽으로 만든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근 우주 방사선 환경까지 모사한 '우주환경 모사장치'를 개발했다. /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우주환경을 그대로 구현한 시험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영하 55℃에서 영상 125℃에 이르는 온도조건과 0.00001토르(압력의 단위) 이하 진공, 우주 방사선 환경을 모두 구현한 시험장치다. 이 장치는 향후 우주용 반도체와 소재·부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양성자과학연구단 가속기개발연구부가 우주에서 사용할 소재·부품 성능을 지상에서 시험할 수 있는 '우주환경 모사장치'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우주환경과 유사한 온도·압력에 더해 방사선 환경까지 모사한 장치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주는 진공 상태(공기와 같은 물질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상태)와 극한의 온도, 강력한 우주 방사선이 존재한다. 특히 태양이나 별들로부터 쏟아지는 양성자, 심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입자 등 우주 방사선은 우주·항공용 반도체와 소재·부품 오작동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에 구축된 '우주환경 모사장치'. /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에 구축된 '우주환경 모사장치'. /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이 때문에 인공위성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 등 소재·부품은 방사선 시험을 통해 그 성능을 사전에 검증해야 한다. 국내에선 우주환경과 유사한 온도, 진공 상태를 구현해 인공위성용 부품을 시험하는 장치는 있었지만, 우주 방사선 환경까지 구현한 장치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2021년부터 양성자 가속기를 활용해 우주 방사선 환경까지 모사한 우주환경 모사장치를 개발했다. 양성자 가속기는 수소의 원자핵에서 양성자를 떼어낸 뒤 전기를 가해 이를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하는 장치다.

특히 양성자를 통해 만든 방사선은 우주 방사선과 약 85% 유사해 우주·항공용 반도체 검증에 최적이다. 연구팀이 구축한 우주환경 모사장치는 100메가볼트(MeV·1억 전자볼트)급의 양성자 빔을 조사할 수 있다. 이는 1.5볼트(V) 건전지 6700만개에 해당하는 에너지다. 이 장치는 앞으로 시운전을 거쳐 산업계에 개방한다.

이재상 원자력연 양성자과학연구단장은 "양성자 가속기가 국내 우주 산업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우주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우주환경 모사장치'를 양성자 가속기(사진)를 통해 구현했다. /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우주환경 모사장치'를 양성자 가속기(사진)를 통해 구현했다. /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관련기사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