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결이 다른 과기원 총장에게 거는 기대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3.07.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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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과학기술원 역대 처음으로 정책전문가가 리더가 된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학계 이목이 쏠린다. 이달 4일 취임한 임기철 제9대 GIST 신임 총장 이야기다.

임 신임 총장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서 기획조정실장과 부원장 등을 역임한 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대통령실 과학기술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제8대 원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과기원 총장에 선발되던 전통학자 출신이 아니다. GIST,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대 과기원 관계자들은 이런 사례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 총장은 부임한 지 10일이 채 안 돼 기획처장에 기초교육학부 교수를 발탁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지금껏 과기원 주요 처장 자리는 공대 교수들로 채우던 관행을 깬 파격적 인사를 한 것이다.

과기원 한 관계자는 "새로 뽑은 기획처장의 이력을 보면 국민경제자문회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가통계위원회,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 정부 일을 많이 했다"면서 "중앙부처 공무원을 상대해야 하고, 예산도 따러 다녀야 하는 대관 업무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런 업무를 평생 연구만 한 공대교수가 잘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전문성·수월성을 최우선으로 둔 인사라는 설명이다.

임 총장이 받아든 미션은 '대학도 지역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광주는 'AI(인공지능) 대표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GIST는 광주시와 협력해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을 추진중이다. 해당 사업비가 4000억원(2020년~2024년)에 이른다. 임 총장은 과거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발전 전략을 세우고 완성한 경험이 있다. 임 총장 임명이 이 사업과 연관성 있다는 추정이 나온 이유다.

앞서 차기 총장을 뽑는 'GIST 총장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임 총장은 산학협력 촉진을 통한 지역산업 기여, 기술 사업화 및 실험실 창업 활성화, 산업체 출신 교원 임용 비율 확대 등을 강조해 주목을 이끈 바 있다.

미국 대학은 총장 선발, 교수 채용 때 본교 출신을 우대하지 않는 전통이 있다. 외부의 학문적 영향을 차단해 학문 발달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대학 일각에서도 세계적인 혁신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기업가, 정책가 출신 등을 두루 등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아가 대학 이사회도 산업계, 연구계, 벤처·스타트업 대표 등 다양한 인재들로 역동적 정책을 시행해 성과를 도출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장은 교수의 전유물인가. 이런 인식을 뒤집는 임 총장 임명은 일단 신선하다. 실제로 과기원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임 총장의 혁신이 잠깐 스치는 돌풍 정도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 얼마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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