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스레드' 첫날 "3000만 가입"…머스크 "베끼기" 소송 가능성

박가영 기자 기사 입력 2023.07.0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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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시간 만의 기록, 빌 게이츠·베이조스 등도 계정 열어…트위터는 "영업비밀 도용" 관련 법적 대응 예고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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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새 소셜미디어(SNS) '스레드'(Threads)가 기세를 올리고 있다. '트위터 대항마'로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으더니 출시한 지 하루도 안 돼 3000만개 넘는 계정이 열렸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인사도 스레드에 발을 들였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자신의 스레드 계정을 통해 "스레드 가입자가 3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출시된 지 불과 16시간 만에 세운 기록이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을 등에 업고 빠르게 가입자 수를 불렸다.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 기존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해 바로 접속할 수 있다. 가입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던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20억명으로, 3억6000만명인 트위터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트위터에서 수천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인사들도 스레드 이용자가 됐다. 게이츠는 "스레드에 뛰어들게 돼 흥분된다"며 자신이 의자를 뛰어넘는 영상을 첨부하며 첫 게시글을 남겼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스레드에 "우주, 과학,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팔로우할 만한 계정을 추천 부탁한다. (이 분야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나도 팔로우해달라"고 썼다.

유명 방송 진행자 엘런 드제너러스, 오프라 윈프리, 가수 제니퍼 로페즈, 방송인 겸 사업가 킴 카다시안, 요리사 고든 램지 등도 스레드에 가입했다. 넷플릭스와 MS, 맥도날드, 포드, NBA(미국 프로농구) 등 대형 브랜드사도 계정을 생성했다.

스레드는 사실상 트위터를 겨냥한 서비스다. 스레드는 게시물 1개당 글자 수를 500자 이내로 제한해 텍스트 위주의 소통에 주력했다. 외부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와 사진, 최대 5분 길이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접속 화면도 트위터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대방의 글을 친구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트위터의 '리트윗' 기능도 그대로 차용했다.

BBC는 "전문가들은 스레드가 트위터의 최근 변동 사항에 만족하지 않는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그의 정책에 실망한 이용자들이 많은데, 스레드가 그 틈을 노린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AFPBBNews=뉴스1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AFPBBNews=뉴스1
스레드 출시 직전 저커버그와 머스크가 벌인 설전도 홍보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달 21일 한 트위터 이용자에게 스레드 출시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지구가 아무런 대안도 없이 저커버그 손아귀에 지배당하겠냐"며 비꼬듯 응수했다. 이에 다른 사용자가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저커버그는 주짓수를 한다"고 하자, 머스크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저커버그는 머스크의 트윗을 캡처해 인스타그램에 "위치를 보내달라"는 글을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머스크는 다시 한번 트위터를 통해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대결 장소를 제시했다. 옥타곤은 종합격투기 단체 '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UFC) 시합에 활용되는 경기장이다. UFC는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두 억만장자의 옥타곤 혈투가 실제로 벌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이후 두 사람이 각각 주짓수 훈련을 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스레드 출시 당일 11년 만에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똑같은 스파이더맨이 마주 보는 사진을 올리면서 별다른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다. 이는 트위터와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한 저커버그가 머스크를 도발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위터는 스레드와 관련 메타에 법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세마포르에 따르면 트위터 사내 변호사 알렉스 스피로는 저커버그에게 서한을 보내고 메타가 트위터의 영업 비밀과 지적 재산을 고의로 도용해 모방 앱인 '스레드'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위터는 지식재산권을 엄격하게 집행할 계획"이라며 "메타가 즉각적으로 조처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게재된 관련 기사에 "경쟁은 괜찮지만 베끼는 건 안 된다"고 답글을 남겼다.
  • 기자 사진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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