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콕' 집어 죽인다…약물 '정밀배송' 기술 개발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03.1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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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암에 약물 전달하는 '단백질 조립체' 기술개발
암세포 인지 '단백질', 암세포 사멸 '항암제'를 하나로 조립
기존 조립체보다 결합력 900배 향상…"암세포 사멸 확인"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에만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을 인지해 약물을 정밀 배송하는 혁신 기술이다.

14일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따르면, 김학성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스몰'에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단백질 조립체'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 혁신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암을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약물을 암세포에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 항암 치료제는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과학자들은 암 치료를 위해 '단백질 조립체'를 활용하고 있다. 단백질 조립체는 암세포를 인식하는 '단백질'과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약물'을 하나로 조립·접합한 형식이다.

그러나 기존 단백질 조립체는 기능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효율이 낮은 특징을 지닌다. 대부분 작은 크기의 화학 약물에만 적용돼 실제 사용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생체 내 클라트린이란 단백질 조립체를 개발했다.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하기 위해 암세포 인식 단백질과 독소 단백질의 기능화가 용이하도록 클라트린 사슬을 설계했다.

특히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도록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를 인식하는 단백질을 활용했다. EGFR을 인식하는 단백질을 활용해 클라트린 조립체는 결합증대 효과가 극대화됐다.

연구 결과, 기존 단백질 조립체 대비 약 900배 이상 향상된 결합력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독소 단백질을 연결한 클라트린 조립체를 세포에 처리했을 때, 정상 세포에는 영향이 없으나 암세포만 효과적으로 사멸시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클라트린은 기능화가 어려워 실질적인 활용이 제한됐다"면서도 "이번 연구에서 새로 설계한 클라트린 조립체는 생물 의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란트린 조립체 형태.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클란트린 조립체 형태.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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