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도 유행이 있나요?…더 똑똑하고 경제적인 '센 놈'이 온다

광주(전라)=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08.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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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에그테크(농업기술) 기업들의 최근 주력 기술…메타버스 접목에 초열전도체 활용 등 다양한 시도
선택적 광투과로 작물 키우고 전기 만드는 '스마트팜 태양전지', AI 작물 상태 온라인 컨설팅 등 주목 이끌어

자동화된 스마트팜/사진=류준영 기자
자동화된 스마트팜/사진=류준영 기자
"요즈음 시금치가 삼겹살보다 더 비싸잖아요. 채솟값이 너무 올라 그런 건지 전업농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도시형 스마트팜에 관심을 갖고 많이 물어보세요."

지난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그린엔어그리테크아시아(Green & Agritech Asia) 2022'. 이곳에서 만난 한국스마트파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전시장에 설치된 스마트팜/사진=류준영 기자
전시장에 설치된 스마트팜/사진=류준영 기자
센터 C홀 출입구로 들어가 약 20초를 걷자, 여기저기서 자줏빛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빛났고, 그 아래 물기를 머금은 풋풋한 식물의 향이 올라왔다. 최근 스마트팜 동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기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스마트팜은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무인자동화 등 융합기술 등을 활용해 온도·습도·이산화탄소농도 등의 작물의 생육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는 농업방식을 말한다.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이 향상돼 수익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

컨베이어밸트를 적용해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쓴 컨네이너형 스마트팜/사진=류준영 기자
컨베이어밸트를 적용해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쓴 컨네이너형 스마트팜/사진=류준영 기자

스마트팜은 기술 단계에 따라 총 3세대로 구분된다. 우선 1세대는 온실·비닐하우스 내부 상황을 집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원격으로 확인하고 물이나 창문 열기 등의 단순한 작업을 지원하는 '편의성'에 맞춰졌다. 2세대는 작물의 대량 생산을 이루도록 민감한 센서 환경과 제어에 초점이, 3세대는 스마트팜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냉·난방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탄소중립, 노동력 확보를 위한 로봇 개발 등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설별로도 온실, 수직농장, 컨테이너팜, 가정형 재배기 등으로 나뉜다.

대호이엔지 '3차원(D) 모델기반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노지 관리 플랫폼/사진=류준영 기자
대호이엔지 '3차원(D) 모델기반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노지 관리 플랫폼/사진=류준영 기자
최근 ICT(정보통신기술) 중 가장 '핫'한 메타버스, 디지털트윈 기술 접목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분야는 '농테크'이다. 대호이엔지의 '3차원(D) 모델기반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노지 관리 플랫폼' 전시부스에선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난 애니메이션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노지에 설치된 시스템 전부가 모두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됐다.

배수로 관수밸브를 제어하는 장치를 선택하고 열림을 누르자 배수로 문이 열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바로 옆 화면엔 식물공장 내부 작물의 생육 상태를 찍고 있는 폐쇄형카메라(CCTV)를 통해 찍힌 화면으로 실제로 물이 배수로를 통해 흐르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 농작물 재배-수확 전주기 통합환경제어 시스템은 화면에서 제어 버튼을 찾기도 힘들었을 뿐더러 실제로 작동이 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도 없었다. 대호이엔지 관계자는 "고객들이 주로 60대 이상 장년층이 많다보니 스마트팜 제어장치를 보다 쉽게 표현하고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게 관건이었다"면서 "메타버스, 디지털트윈 기술을 통해 이런 문제를 풀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19년 기준 46.6%에 달한다.

스마트팜 작물 재배관리 온라인 컨설팅 기술개발 개념도
스마트팜 작물 재배관리 온라인 컨설팅 기술개발 개념도
기존 스마트팜의 경우 컨설턴트가 주기적으로 농가를 직접 방문해 관리 방법에 대한 리포트를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COVID-19)로 방문에 제약이 생기고, 스마트팜 내 다양한 센서들의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지면서 데이터를 분석해 온라인 방식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관련하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는 '스마트팜 작물 재배관리 온라인 컨설팅 기술'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KIST  김형석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장/사진=류준영 기자
KIST 김형석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장/사진=류준영 기자
이는 먼저 스마트팜 농가별 센서, 구동기에서 수집되는 정보, 생육측정 및 생리상태 측정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전부 모은다. 그러면 재배 전문 컨설턴트가 이 데이터를 분석한 뒤 재배환경 관리, 생육관리, 양수분 관리, 병해충 관리, 농작업 관리에 필요한 가이드(컨설팅 리포트)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KIST 김형석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장은 "비대면 온라인 재배컨설팅은 기존 재배컨설팅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대체하는것 뿐 아니라, 서비스 적용 과정에서 생성된 스마트팜 데이터의 지속적인 분석 및 인공지능 기술 적용을 통해,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스마트팜 관리 처방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IST의 '선택적 광투과 스마트팜 태양전지' 기술도 관심을 받았다. 작물 재배에 필요한 태양빛만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고 나머지 빛은 전기를 생산하는 데 쓰는 스마트팜용 태양전지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경우 설치 시 태양빛을 막기 때문에 작물을 그늘지게해 작물 생육에 악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태양전지를 스마트팜에 적용하는 것은 여러 어려움이 따랐다.


KIST 청정신기술연구본부 민병권 본부장, 이필립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광형 태양전지 기술과 이색성 광필터 기술을 접목했다.

청색광(430-470nm)과 적색광(630-680 nm) 태양빛은 투과를 시켜 작물 생육에 활용하고, 나머지 태양빛 대부분에 해당하는 파장의 빛을 광필터가 모두 반사시켜 태양전지가 흡수, 발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 태양전지는 투과하는 빛의 파장영역과 광량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어서 작물의 종류에 따라 최적의 광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설채소 중심의 스마트팜 기술을 노지에 확장 적용하는 연구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 디지털작물재배연구실 장성율 박사는 "작물의 생육을 측정할 때 이전엔 농부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다면, 앞으로는 드론(무인기)이나 위성사진 이미지 분석을 통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구 온난화 대응 차원에서 자연냉기를 저장해 재이용하는 기술이 스마트팜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초열전도체 기술을 이용해 외부동력이 필요없는 '고성능 냉열생산 열교환 장치'를 선보였다. 이는 지하수를 통해 초열전도체를 차갑게 만든 뒤 바람을 가해주면 에어컨이 되는 원리다. 관계자는 "일반 창문형 에어컨 크기인 10kW(킬로와트)급 장치면 30도의 온도를 단숨에 10도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며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자연 냉기를 이용한 신재생스마트온실냉난방기술이 향후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전 세계 스마트팜 시장은 연 평균 9.8%씩 성장해 오는 2025년엔 약 3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석 센터장은 "향후 로봇-자동화 기술 상용화를 통한 노동 친화적 스마트팜, 데이터를 통한 체계적인 관리 스마트팜 등이 청년들의 유입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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