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 원한 AI였다" 600억 몰린 피지컬 AI의 정체

송정현 기자 기사 입력 2026.07.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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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 카본식스, 600억원 시리즈A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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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식스 공동창업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제혁 CHO, 서형주 CTO, 문태연 CEO. /사진=카본식스
카본식스 공동창업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제혁 CHO, 서형주 CTO, 문태연 CEO. /사진=카본식스
피지컬 AI(인공지능)가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공장에 안착한 사례는 흔치 않다. 연구실에서 검증된 기술이라도 구축 과정이 복잡하거나 기존 생산라인과 쉽게 연동되지 않아 현장 적용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조 현장에서는 AI 성능뿐 아니라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 구축 속도, 유연성, 투자 대비 효과(ROI)까지 모두 검증돼야 한다. 특히 작은 변수에도 공정이 멈출 수 있는 만큼 연구실의 기술과 공장이 요구하는 기준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존재한다.

이 같은 '간극'을 처음부터 정조준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2024년 7월 설립된 제조업 특화 피지컬 AI 기업 카본식스다.

카본식스는 최근 경쟁력을 인정받아 4030만달러(약 622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LB인베스트먼트 (4,295원 ▲135 +3.25%)DSC인베스트먼트 (8,960원 ▲210 +2.40%)가 공동 리드했다. IMM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SV인베스트먼트, 미국 코텐시아, ASQ 등 국내외 투자자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특히 시드 투자에 참여했던 풋힐벤처스, 스톰벤처스, 자이트가이스트캐피탈, 엑스퀘어드, 카본블랙 등 기존 투자사도 모두 후속 투자에 나섰다.

이로써 누적 투자금은 기존 시드 투자금 400만달러(약 62억원)를 포함해 4430만달러(약 684억원)로 늘었다.


지난해 선보인 첫 솔루션 '시그마키트' 하루 만에 공장 투입


시그마키트. /사진=카본식스
시그마키트. /사진=카본식스
투자자들이 카본식스를 높게 평가한 배경에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첫 제품 '시그마키트'가 있다. 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자동화 솔루션이다. 하루 정도의 작업 학습만으로도 해당 공정을 수행할 AI 모델을 구축해 생산라인에 투입될 수 있다.

시그마키트는 제조 현장에 특화된 로봇 AI와 전용 네트워크, 로봇 그리퍼(손), 센서 모듈, 티칭(학습) 툴 등을 하나로 결합했다. 작업자가 센서가 장착된 글러브를 착용한 채 작업을 한 번 시연하면 AI가 손동작과 작업 과정을 그대로 학습한다. 이후 로봇이 이를 바탕으로 동일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구조다. 별도의 복잡한 프로그래밍 없이도 제조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 기존 자동화 설비보다 구축 시간을 크게 줄였다.

기존 자동화 시스템은 물체의 위치나 방향이 조금만 달라져도 엔지니어가 다시 코드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시그마키트는 AI가 작업 환경의 변화를 학습해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산업용 로봇으로는 자동화가 쉽지 않았던 필름 탈부착과 조립, 머신텐딩, 케이블 체결, 걸이 작업 등 섬세한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과 가전, 전기전자 부품, 자동차 부품, 식품, 소재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로 확장 가능성도 갖췄다.

이번 투자를 공동 리드한 강성민 DSC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제조 현장에서는 AI 성능 못지않게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고 생산라인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시그마키트는 하루 정도의 학습만으로도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버전만으로도 비교적 단순한 공정은 충분히 대응 가능하고 향후 제품이 고도화될수록 더 복잡한 제조 공정까지 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아랩·MIT·예일…현장과 연구를 잇는 '드림팀'


카본식스 경영진. (왼쪽부터) 조훈민 CPO, 서형주 CTO, 문태연 CEO, 김제혁 CHO/사진제공=카본식스
카본식스 경영진. (왼쪽부터) 조훈민 CPO, 서형주 CTO, 문태연 CEO, 김제혁 CHO/사진제공=카본식스
창업진의 조합도 이번 투자를 유치한 핵심 배경 중 하나다. 강 이사는 "피지컬 AI 기업은 현장에 가까우면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이 부족하고, 반대로 연구 역량이 뛰어나면 제조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카본식스는 제조 현장을 잘 아는 사업가와 세계적 수준의 로봇 AI 연구자, 로봇 하드웨어 전문가가 함께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카본식스를 이끄는 문태연 대표는 산업용 AI 기업 수아랩을 창업해 미국 코그넥스에 매각한 뒤 산업용 AI 솔루션을 사업화한 경험을 갖고 있다. 전국 제조 현장을 돌며 자동화 솔루션을 사업화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서형주 CTO(최고기술책임자)는 MIT에서 세계적인 로봇공학자인 러스 테드레이크 교수 연구실 소속으로 로봇 AI를 연구했다. 로봇공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IJRR에서 '시즌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로보틱스 전문가이기도 하다.

김제혁 CHO(최고하드웨어책임자)는 예일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낸 로봇 손과 매니퓰레이터 설계 분야 전문가다.


일할수록 똑똑해지는 데이터 플라이휠 구축…다음 과제는?



카본식스 기업 개요.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카본식스 기업 개요.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투자자들은 카본식스의 중장기 경쟁력으로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을 꼽는다. 제품이 더 많은 제조 현장에 공급될수록 작업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기반으로 AI 모델의 성능이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다.

이미 카본식스 제품은 실제 제조 현장에 도입돼 고객 계약과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로봇 AI 기업이 연구개발이나 실증(PoC) 단계에 머무르는 것과 달리 실제 현장 배치를 통해 사업성을 검증하고 있다.

강 이사는 "결국 피지컬 AI도 데이터 싸움"이라며 "얼마나 많은 제조 현장에서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생산라인에 한 번 진입하면 다른 생산라인이나 해외 생산기지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매출 규모보다 어떤 대형 제조기업을 다음 고객사로 확보했는지가 투자자 입장에서 향후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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