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찾아오던 그 환자, 결국...의사 친구 자책에서 시작된 '전자약'

최우영 기자 기사 입력 2026.04.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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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이현웅 오션스바이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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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웅 오션스바이오 대표. /사진=최우영 기자
이현웅 오션스바이오 대표. /사진=최우영 기자
"정신과 전문의 친구가 자책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정기적으로 보던 중증 환자가 어느날 오지 않다가 극단적 선택을 할 때 정말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좀 더 들여다보지 못한 데 대한 후회를 하더라고요."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과거에 비해 대폭 개선됐다. 더 이상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게 눈치볼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제한된 의료진만으로는 대폭 늘어난 환자를 전부 돌보기 힘에 부친다. 특히 중증 환자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다.

이현웅 오션스바이오 대표는 "서너번 병원에 올 횟수를 한번으로 줄여만 줘도 의사들이 훨씬 많은 환자를 돌볼 수 있게 된다"며 "우울증 환자나 의료진 모두를 위해서 병원 밖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화학 약품대신 전기자극으로 감정 조절


/그래픽=최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최현정 디자인기자
오션스바이오의 선택은 전자약(Electroceuticals)이었다. 기존 약물치료가 갖는 간 부담 등 부작용을 개선하면서 특정 신경을 전기 신호로 자극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등의 분비를 돕는다. 현재 미국 FDA 임상시험을 시도하고 있는 전자약 TaVNS는 귀에 끼는 블루투스 이어폰 형태다. 이에 앞서 올해 상반기 출시하는 수면장애 개선용 기기 BeCozU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전기자극을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용자의 심박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학습하는 AI 알고리즘을 탑재하면 사용자별로 최적의 펄스 주기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로써 환자별로 맞춤형 전자약을 만들 수 있다.

오션스바이오의 AI 기반 전자약 모니터링·제어기술은 인체삽입형 전자약 iVNS에도 적용된다. iVNS는 뇌전증(간질) 전조 증상이 보이면 의사가 사전 처방한 범주 안에서 맞춤형 전기자극을 줘 발작을 억제한다. 나이스평가정보에서는 지난해 오션스바이오의 해당 기술에 대한 기술가치평가 보고서를 통해 "2036년까지 1조2156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전자약 시장 2035년 80조 규모 성장


오션스바이오가 올해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수면장애 개선 웰니스 기기 BeCozU. 한쪽 기기는 전기 신호를 내보내고, 다른족 기기는 실시간 뇌파를 측정해 환자 맞춤형 신호를 미세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오션스바이오
오션스바이오가 올해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수면장애 개선 웰니스 기기 BeCozU. 한쪽 기기는 전기 신호를 내보내고, 다른족 기기는 실시간 뇌파를 측정해 환자 맞춤형 신호를 미세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오션스바이오
이 같은 매출 전망은 급성장하는 글로벌 전자약 시장에 힘입은 바가 크다. 딥테크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에이스 애널리틱에 따르면 지난해 약 240억달러(약 36조원) 규모이던 전 세계 전자약 시장은 2035년 약 530억달러(약 8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전자약이 일반 제약산업의 성장률을 상회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뇌전증, 우울증을 비롯해 당뇨, 고혈압 등 장기 치료가 필요한 신경계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아울러 과거엔 수술을 통해 전자기기를 삽입하는 '침습적 치료'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오션스바이오의 TaVNS처럼 귀나 피부에 부착하는 비침습형 기기가 발달하고 있다.

이현웅 대표는 "AI의 발달에 힘입어 실시간으로 환자의 생체신호를 분석해 최적의 자극을 주는 지능형 전자약을 만들 수 있었다"며 "맞춤형 기술을 적용해 임상 치료 효과가 비약적으로 개선됐다"고 전했다. 이어 "BeCozU 역시 임상 시험에서 기존 화학 치료제 수준의 수면장애 개선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자약 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


귀에 끼는 전자약 TaVNS. 일반적인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슷한 외형이다. 케이스에 달린 C타입 포트로 휴대폰처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사진=오션스바이오
귀에 끼는 전자약 TaVNS. 일반적인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슷한 외형이다. 케이스에 달린 C타입 포트로 휴대폰처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사진=오션스바이오
전자약 시장 전망과 기술 독창성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후한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오션스바이오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스케일업 팁스'에 선정돼 3년 동안 최대 12억원의 R&D(연구개발) 자금을 지원 받는다. '2025 벤처창업진흥 유공 포상'에서는 전략적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중국 옌타이시가 주최한 '창업 치루·상생 미래 고급인재 창업대회'에서는 한국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는 옌타이시가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한국 스타트업을 발굴해 중국 진출을 돕기 위해 열렸다. 1위 수상의 성과로 오션스바이오는 중국 산둥성에 현지 시장을 공략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또 중국의 다양한 기업들과 MOU(업무협약)를 맺고 올해부터 연간 수십억원 규모의 TaVNS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현웅 대표는 "AI 기반 요소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치료 모델의 정확도를 높여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다져나가겠다"며 "올해는 오션스바이오가 본격적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임상으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앞으로 우울증과 뇌전증 외에도 여러 질환에 대한 해법을 찾아내겠다"며 "현지 시장에 연착륙하도록 노력하고, 향후 글로벌 전자약 기업의 '기준 기업'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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