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전략기술과 따로 갈 수 없어…'전략-창업-투자' 연결 강화해야"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6.03.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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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지 선임연구원/사진=STEPI
목은지 선임연구원/사진=STEPI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기술 등 국가 전략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의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 지원 방식이 보다 전략적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최근 발간한 'STEPI 인사이트'(제356호)에서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국의 딥테크 지원 정책을 비교 분석하고, 한국에 필요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목은지 선임연구원은 "딥테크는 장기간의 연구개발과 대규모 자본 투입이 필요한 고위험·고집약 분야"라며 "전략기술 정책과 분리된 창업 지원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딥테크는 단순한 앱이나 플랫폼 창업과 달리, 기술 개발부터 투자, 시장 형성, 규제 대응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술·시장·규제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어, 일반적인 창업 지원 정책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기술개발(R&D) → 투자 → 초기 시장 창출 → 스케일업'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 체계를 전략기술 정책과 연계하여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늘었지만 '연결 고리' 부족


보고서는 먼저 국내 딥테크 기업수가 488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생존율은 63.7%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절대 규모에서는 미국(2만2910개), 중국(9935개)과 큰 격차를 보인다.

투자 규모는 확대되고 있다. 2024년 국내 벤처투자 가운데 딥테크 10대 분야 투자액은 3조6000억 원에 달했다. 글로벌 딥테크 투자도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2~3배 증가했다. 그러나 목 선임연구원은 "기술개발 이후 스케일업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정책적 연계 구조는 충분히 정비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즉, 연구개발과 사업화, 시장 확대를 연결하는 체계가 약하다는 것이다.


해외 주요국 '통합 전략'으로 접근


보고서는 또 미국, 영국, 독일의 딥테크 육성 전략을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딥테크를 정부 차원의 핵심 성장 분야로 규정하고, 연구개발·투자·산업정책·공공조달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통합 정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은 국가 핵심·신흥기술을 명확히 지정하고, R&D와 투자정책을 연계해 초기 시장 진입과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영국은 'UK 혁신전략'을 중심으로 전략기술, 금융, 인재, 규제 정책을 통합적으로 설계한다. 독일은 '혁신의제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딥테크 유니콘 30개 창출을 목표로 설정했다. 프랑스는 '프랑스 2030' 전략을 기반으로 대규모 공공투자와 민간 자본을 연계하고 있다.

목 선임연구원은 "이들 국가는 공통적으로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한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정부와 민간이 함께 투자하며, 공공 부문이 초기 시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국, '전략-창업-투자' 연결 강화 필요


한국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여러 부처가 딥테크 관련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전략기술 정책과 창업·투자 정책이 각기 다른 체계 속에서 운영되다 보니, 단계 간 연계성과 전략적 정합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술개발 이후 사업화와 글로벌 스케일업으로 이어지는 지원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향후 정책 방향으로 △딥테크 중심의 전략성 강화 △정부의 혁신 촉진자 역할 확대 △민간 주도 투자·보육 생태계 조성 △기업가정신 제고 및 글로벌 개방성 확대 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범부처 차원의 전략 조정 기능을 강화해, 전략기술-창업-투자 정책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목 선임연구원은 "해외 주요국은 딥테크를 안보와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장기 전략 아래 정책 수단을 일관되게 운용하고 있다"며 "한국도 전략적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정책 운영의 일관성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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