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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처럼 자녀 자산관리…슈퍼리치 상속법 대중화에 美 주목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5.11.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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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이주현 하프모어 대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주현 하프모어 대표/사진제공=하프모어
이주현 하프모어 대표/사진제공=하프모어
미국 팝가수 비욘세와 제이지 부부의 딸 블루 아이비는 13살 나이에 순자산이 8억달러(약 1조66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 아이비는 생후 4일 만에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저작권 수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제이지는 블루 아이비의 숨소리와 울음소리 등을 노래에 담아 피처링 곡으로 발매해 화제가 됐다.

미국에서는 비욘세 부부처럼 자녀를 수익사업에 참여시켜 자산을 늘려주는 슈퍼리치들이 많다. 자녀에게 주는 용돈을 '근로소득'으로 전환해 자녀의 개인 은퇴계좌(IRA)를 일찍 개설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직접적인 재산 상속이 아니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없고, 자산을 합법적으로 불릴 수 있다.

이 같은 슈퍼리치의 상속 방식을 대중화하려는 스타트업이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하프모어는 부모와 자녀 간 합법적 고용관계를 맺어 발생한 근로소득을 기반으로 아동용 IRA 계좌를 개설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주현 하프모어 대표는 "설거지 10달러, 방 청소 5달러처럼 받던 용돈을 근로소득처럼 만들면 IRA를 어려서부터 만들 수 있다"며 "법·세무적인 문제를 하프모어가 대신 해결해 어떤 가정이든 자녀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용돈을 소득으로…4살부터 은퇴자산 굴린다


하프모어 개요/그래픽=이지혜
하프모어 개요/그래픽=이지혜
미국은 IRA 계좌를 개설하려면 근로소득이 있어야 한다. 매년 최대 7000달러(약 1000만원)를 납입할 수 있으며 60세 이후에 수령이 가능하다. 미국인들이 보통 20대 중반~30대 초반에 취업하면서 해당 계좌를 개설하는 점을 감안하면 약 30년간 은퇴자금을 운용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중산층은 IRA 계좌를 성인이 된 뒤에 개설하지만 법인을 운영하는 부유층은 자녀를 자신의 회사에 고용해 4~5세부터 IRA 계좌를 열어준다"며 "아동 노동 착취를 방지하기 위해 아동 취업은 불법이지만 일부 주에서는 부모가 자녀를 고용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부유층 자녀는 매년 7000달러씩 IRA 계좌에 20년 이상 납입할 수 있고 소액이라도 복리와 비과세 혜택을 감안하면 은퇴 시점 자산이 크게 불어난다.

이 대표는 "IRA는 만기 시 세금도 전혀 내지 않기 때문에 부유한 부모들이 합법적이면서도 똑똑한 방법으로 자녀에게 부를 축적해주고 있다"며 "사업체가 없는 중산층 가정도 같은 방식으로 자녀의 자산을 불릴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가 하프모어"라고 말했다.

하프모어는 부유층의 '가족 고용'을 서비스화했다. 먼저 부모 명의로 미국 사업자등록번호(EIN)을 발급받아 개인사업자 형태의 법인을 설립해준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자녀가 집안일이나 심부름 등을 수행하면 보수를 지급하는 형태의 표준 고용계약서를 제공하고, 세무 문제도 대행한다.

이 대표는 "그동안 자녀의 IRA 계좌 개설을 위해서는 약 3000달러의 법무 자문비와 약 6000달러에 달하는 급여 솔루션 사용료가 필요했다"며 "하프모어는 월 9.99달러, 연 99.99달러로 이 모든 서비스를 대신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美 증권사와 계좌 연동해 관리…소파이 창업자도 베팅


하프모어의 은퇴자산은 피델리티, 찰스슈왑, 뱅가드 등 미국 대형 증권사 계좌와 연동된다. 이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인 만큼 자금을 직접 운용하는 데 리스크가 있다고 보는 부모들이 많다"며 "해당 자산은 대형 증권사에서 보관·운용되기 때문에 하프모어가 운영을 중단하더라도 자산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4개주에서 출시한 이후,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4개 주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마다 소득세 부과 기준과 노동법 등 세부 규정이 달라 서비스 난이도가 높지만, 연방법 우선 원칙을 기반으로 주별 차이를 반영해 서비스의 인공지능(AI) 모델을 고도화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하프모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 10월 하프모어는 소프트뱅크그룹 자회사이자 AI 전문 벤처캐피털인 딥코어, 미국 소비자 금융 플랫폼 소파이 공동창업자 이언 브래디와 댄 맥클린, 제이엠 휴버 코퍼레이션 전 회장 피터 프랜시스, 글로벌 테크 기업 몰로코 공동창업자 박세혁 등으로부터 총 35억원(약 251만 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 대표는 "서비스 특성상 자녀가 매일 어떤 일을 했는지를 기록하고 매달 급여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월간활성이용자(MAU)와 일간활성이용자(DAU)가 모두 높을 수밖에 없다"며 "은퇴자산의 특성상 수십 년간 자금이 묶이기 때문에 향후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미국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용자 충성도를 보여주는 DAU/MAU는 약 30%에 달한다. 월간 이용자 100명 중 30명이 매일 접속한다는 의미로, 일반 핀테크 평균 수치(3~5%)를 크게 웃돈다. 사용자 재방문율(리텐션)은 약 94%에 달한다.

향후 하프모어는 양육비 종합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순차적으로 투자상품을 추천하고 헬스케어, 학자금 등 자녀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투자·보험·교육비 등 양육비 예산 안에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종합 관리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부유한 가정의 자녀는 좋은 교육을 받고 많은 기회를 얻어 부를 재생산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프모어가 중산층 자녀들도 성인이 될 때까지 돈 걱정 없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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