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투자 라운드인 시리즈C부터 극초기인 프리시드까지 다양한 단계에서 투자가 성사됐다. '메가딜(100억원 이상의 투자유치)'도 4건이 나오는 등 벤처투자 소식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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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클제네틱스 최대주주 된 '이연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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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 전문기업 뉴라클제네틱스는 261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등 다양한 투자사가 참여한 가운데, 이번 투자를 통해 중견 제약사인 이연제약(12,340원 ▲520 +4.40%)이 최대 주주가 됐다.
이연제약은 2020년부터 공동개발 계약을 통해 뉴라클제네틱스의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wAMD) 유전자치료제 'NG101'의 글로벌 생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유전자치료제 개발 능력과 생산 인프라 간 시너지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뉴라클제네틱스는 NG101의 북미 임상 1/2a상 시험을 진행하고 건성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 후보물질 'NG103'을 비롯한 후속 파이프라인의 R&D(연구개발)를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내년 글로벌 기술이전과 2026~2027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에 도전한다.
김종묵 뉴라클제네틱스 대표는 "안과·신경계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술이전과 상장에 과감히 도전하겠다"며 "이연제약의 최대주주 등극은 유전자치료제의 임상·생산·상업화 전주기에서 사업 실행력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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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여신티켓', 외국인 고객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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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시술 정보·예약 플랫폼 '여신티켓'을 운영하는 패스트레인은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성격의 투자유치다.
여신티켓은 2017년 출시된 플랫폼으로 전국 2만7000여개 피부과의 시술 정보와 가격, 이용자 후기 등을 제공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360만회, 회원 수 85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MAU)는 53만명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중국·미국·일본 등 글로벌 버전의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외국인 고객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해외 MAU는 4만명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3.4% 증가했다.
패스트레인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여신티켓 서비스의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손승우 패스트레인 대표는 "2027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내부 조직 정비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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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실천하는 '중고옷 거래' 플랫폼에 168억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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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 '차란'을 운영하는 마인이스는 시리즈B 라운드에서 16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가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고 기존 투자사인 해시드와 알토스벤처스, SBVA가 후속 투자를 했다.
차란은 판매자가 입지 않는 옷들을 위탁 신청하면 수거해 검수·살균·수선 등의 과정을 거쳐 판매하고 배송하는 일을 대행한다.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검수 센터에서 수거된 의류의 검수, 클리닝, 분류, 촬영, 포장, 배송까지 전 과정을 자체 운영하고 있다.
AI(인공지능) 기술도 접목했다. 상품의 정보를 자동 인식하고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해 모델 착용 컷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AI 기술을 활용한다.
2023년 8월 차란을 정식 출시한 이후 1년5개월간 판매된 중고 의류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 의류 판매 무게는 약 116톤으로 이를 통해 절감한 탄소 배출량은 9031톤(의류 생산량 기준)으로 추산됐다.
마인이스 관계자는 "잘 입지 않게 된 옷을 판매자로부터 직접 수거하고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 배송 전 과정을 대행한다"며 "중고 의류 판매를 통해 폐의류를 줄이는 방식으로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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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콜라겐·핀테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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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소셜 노래방 '싱잇'과 스마트 노래부스 '싱잇박스'를 운영하는 미디어스코프는 25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2017년 시리즈A 이후에 이뤄진 후속 투자유치다.
미디어스코프는 초저지연 보컬 동기화, AI 보컬분석, 실감형 음장기술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온라인 노래 플랫폼을 개발한다. 이번 투자금은 싱잇박스 직영 사업 확장과 싱잇 앱의 글로벌 서비스 확대에 활용할 예정이다.
AI 기반 퀀트 솔루션 기업 에이엠매니지먼트는 우리금융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펀드 '디노랩 펀드'로부터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에이엠매니지먼트가 우리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디노랩 B센터 1기'에 선정된 이후 이어진 후속 투자다.
에이엠매니지먼트는 금융기관이 고객의 자산을 직접 수탁하지 않고, API를 통해 운용 전략을 제공하는 독자적인 AI 기반 퀀트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국내외 금융권과의 협업 모델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로가식물성 콜라겐을 개발하는 로가는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운용자산(AUM)이 15억달러(약 2조원)가 넘는 글로벌 VC(벤처캐피탈) 'SOSV'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SOSV가 펀드가 아닌 본계정으로 한국 기업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가는 쿠팡과 SK플래닛에서 브랜드 개발·유통을 담당했던 하경수 대표와 그루폰 출신의 김현민 대표가 2020년 공동 창업했다. 세계 최초로 히비스커스에서 추출한 식물성 콜라겐을 상용화했다.
로가는 이번 투자금으로 임상 데이터를 고도화하고 생산시설도 확충할 계획이다. 하경수·김현민 공동대표는 "단순한 원료 기업을 넘어 웰니스와 지속가능성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바이오 딥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자금 흐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매출채권 유동화 솔루션 '플로우 포인트'와 원자재 구매 자금 지원 솔루션 '플로우페이'를 운영하는 276홀딩스는 29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276홀딩스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서비스 저변 확대와 플랫폼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 신용평가와 자금 흐름 분석에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보다 정밀한 평가 체계와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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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원자로부터 누룩 막걸리까지, 초기 투자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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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방식의 3D 라이다(LiDAR) 센서를 자체 개발·양산하는 나노시스템즈는 대성창업투자에서 프리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산업안전 솔루션 고도화와 함께 휴머노이드 및 피지컬 AI 분야로 라이다 기술을 확장할 방침이다.
2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색조 뷰티 브랜드 '팁토우' 운영사 프루트풀은 이번 투자금을 △립 메이크업을 시작으로 한 색조 카테고리 확장 △제품 고도화 △글로벌 마케팅 및 인플루언서 협업 강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멘토링 플랫폼 멘트리는 소프트웨어 기업 지란지교의 일본법인 지란재팬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양측은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스타트업이 현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한다.
디지털 트윈 기반 AI 건강·의료 아바타 플랫폼을 개발하는 비주얼터미놀로지는 동남권 지역 특화 AC(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에서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부산대병원 등과 함께 스마트병원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 전문가들로 구성된 엑스센트리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용 센서 솔루션에 대한 개발 능력을 인정받아 퓨처플레이, 서울대기술지주, 쏠리드엑스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았다.
엑스센트리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기술 상용화와 시장 진입을 가속화한다. 연내 국내 SMR 연구 기업·기관에 제품 공급을 시작으로 해외 유수 연구기관을 통한 검증도 진행한다. 또 초기 매출 확보를 위해 글러브박스용 산소·수분 센서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사진=포도노스이외에도 △재생에너지를 열 형태로 저장하는 '정온 열배터리'를 개발한 기가에떼 △전통누룩에서 추출한 효모 기반 기능성 막걸리를 제조하는 영원 △AI 기반 상하수도 유지관리 솔루션 개발사 더블유브이알 △전기차 충전시스템을 구축하는 펌프킨 등이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음성 AI 모델 평가 솔루션을 개발한 포도노스는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이터 네이버 D2SF에서 프리시드 투자를 받았다. 지난 3월 미국 세락벤처스와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에서 첫 기관투자를 유치한 이후 후속 투자유치다.
포도노스는 전세계 15만명의 평가 인력과 자체 개발한 AI 자동화 솔루션을 활용해 고객의 요구를 고려한 음성 AI 모델 평가 결과를 12시간 내 제공한다. 다양한 AI 모델이 출시되는 가운데 음성 AI만을 타깃한 전략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네이버 D2SF는 판단했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AI 모델이 쏟아지는 가운데 AI를 잘 활용하기 위한 AI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포도노스는 음성 AI 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검증하는 희소한 팀이다. 네이버와의 협업 시너지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